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회장:구성모 박사/성결대 교수)가 한동대학교와 공동으로 지난 16일(토) 오후 2시 온라인(ZOOM)으로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선교전략'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카메룬과 태국에서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윤원로 박사와 문창선 선교사의 발제 내용 일부를 정리했다.
'코로나 시대의 아프리카 선교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윤원로 선교사(Cameroon Theo. Seminary)는 지난 1987년 8월부터 현재까지 35년간 카메룬에서 사역하고 있다.
담임목사 없어도 안정되는 교회 비결?
윤 선교사는 "10년 전, 3개월간 카메룬 교회를 떠나 한국에 체류하고 돌아가자 절반의 교인이 떠나간 것을 보고 허탈감이 몰려온 적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2020년 8월 1년간 안식년으로 한국에 있는 동안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교인은 거의 줄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이와 같은 이유에 대해 윤 선교사는 "일 년간 교회를 비웠음에도 교회가 안정되었다는 것은 교회가 담임목사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우리 교회는 어떤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가? 나는 그 원인을 '아비론 선교정책'에서 찾았다"라고 고백했다.
'아비론' 선교정책
아비 리더십이란?
이어 "내가 주장하는 '아비론'은 서구 선교사들에 의해 정립된 '자립 정책'과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교 정책이다"라며 "우리 교회는 아비론 선교정책으로 든든히 세워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 선교사가 말하는 '아비론 선교정책'이란 선교사가 처음에 와서 선교지에 적응하는 기간에는 가르치는 선생으로 일하고, 적응이 된 후에는 그들을 말씀으로 낳고 양육하는 아비가 되며, 그들이 장성하여 독립할 때가 되면 내보내어 완전히 자립할 수 있도록 아비로서 지속적인 보살핌과 격려를 하는 것이다.
그는 "여러 선교학자들이 아프리카 선교는 실패했다고 진단했다"라며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서 사역한 선교사들이 실패한 전통적인 방식을 답습하는 대신에 '선생-아비-자녀' 모델이란 새로운 시도를 해다"라고 설명했다.
윤 선교사는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이 선교전략의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버지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내가 복음으로써 너희를 낳았음이라"(고전 4:15)
아비란 어떤 존재인가?
윤 선교사는 바울이 말하는 '아비'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첫째로, 복음으로 자녀를 낳는 자이다(고전 4:15).
둘째로, 복음으로 낳은 자녀안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이루기까지 해산하는 수고를 하는 자이다(갈 4:19).
셋째로, 자녀를 세상에 보내는 자이다(요 17:18).
넷째로, 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아니하고, 아들을 위해 재물을 저축하며, 아들을 위해 재물을 사용하고, 자신을 내어주는 자이다(고후 12:14-15).
이어 "결국 아비는 아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자이다"라며 "이처럼 아비는 복음을 전파하여 거듭나게 하고(전도), 거듭난 자녀의 성장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아니하며(양육), 성장한 자녀를 복음전파를 위해 세상에 보내고(파송), 그 자녀를 위해 재물을 사용하고, 자신을 내어주는 자이다(후원)"라고 강조했다.
바울의 시대, 우리의 시대
윤 선교사는 "물론 바울의 시대와 우리 시대는 다르다. 문화적인 차이, 시기적인 차이, 전략적인 차이 등이 있다"라며 "바울이 순회하며 선교했으니, 선교사들은 한 지역에 정착하지 말고 바울처럼 순회하며 선교해야 한다는 주장은 시대의 차이를 간과하는 것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울의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비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복음으로써 내가 너희를 낳았음이라(고전 4:15)>이라는 메시지는 잊지 말아야 한다"라며 "아비는 당연히 자기가 낳은 자녀를 간섭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아비가 자녀에게 아비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행하지 않는다면 그는 훌륭한 아비라고 할 수 없다. 선교사는 복음을 가르치는 스승의 역할에서 그치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복음으로 자녀를 낳는 아비가 되어야 한다. 선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사역은 복음으로 자녀를 낳는 아비가 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선교사는 "우리 교회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건재했다"라며 "아비론 선교 정책에 의해 훈련받은 여섯 명의 현지인 교역자와 40명의 목자들이 하나님의 양무리를 잘 돌봄으로 인해 교회는 비록 성장은 하지 못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거의 없었다. 교회가 진정으로 선교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다스리고(self-government), 스스로 부양하며(self-support), 스스로 전도하는(self-propagation) 교회가 된 것이다"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팬데믹 상황에서의 이주민 선교
태국에서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문창선 선교사(로잔디아스포라 부대표)는 '비대면 시대의 이주민 선교운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문 선교사는 "전염병이 역사적으로 기독교 선교에 미친 영향을 보면, 전염병과 이주 그리고 기독교의 확산의 연결성은 초창기 기독교 역사에서부터 발견된다"라며 전염병 속에서도 진행됐던 기독교 선교에 대해서 소개했다.
특히 "기독교 이주민들이 타국에서 의료 시스템의 최전방에 서서 질병 확산을 줄이기 위한 중요한 정치적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20세기 초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일들이 전염병과 이주 그리고 선교의 연결성에 대한 가장 확신한 예시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 선교사는 1918년과 1919년에 창궐한 스페인 독감으로 아프리카는 많은 인명 피해를 겪었다. 전염병은 종교와 의학의 한계를 절실히 보여줬으며, 유럽의 선교에 대한 반감과 함께 아프리카의 전통사회 구조를 붕괴시켰고, 종교지형까지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선교사는 "전염병이 유행하던 1918년부터 1921년 사이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새로운 종교 운동이 남성과 여성을 포함한 모든 아프리카의 기독교인들에게 일어났다"라며 "이들은 초자연적인 치유사역과 성령체험을 통한 전도에 집중하면서 이 같은 성령운동은 20세기 전반 아프리카 교회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식민지 당국과 유럽계 선교사들의 박해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부흥케하며 많은 수의 회심자를 낳았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이주민 선교와
이주민선교로의 사역 전환
문 선교사는 "1990년대 초부터 한국에 이주하여 머물고 있는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면서, 이주민 선교(Migrant Missions)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라며 "지금까지 국내 지역교회의 이주민 선교 참여는 일차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대부분 구제 차원의 선교를 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이주민들의 형태가 Blue Color와 White color로 구별된 근로자, 유학생, 국제결혼, 난민, 어린이, 군인 등 세분화되면서 다양한 다문화, 다민족 교회의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고, 지역교회는 이들을 정주와 비정주 영역으로 나누어 사역의 전문성을 이루어가며 역파송을 통한 선교의 재생산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문 선교사는 "현재 선교 리더들은 모든 교회가 다민족, 다문화 사역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이주의 확장을 요구하는 시대에 교회가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이동성'을 바탕으로 한 21세기 '신 유목민 시대' 속에서 교회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다원화된 사회를 향한 선교전략을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회 부흥과 확장의 주인공은?
문 선교사는 "신약성경은 무명의 흩어진 사람들이(이주민) 절대적인 헌신 가운데 복음의 통로가 되어 초대교회의 부흥과 확장의 주인공들이 되었다고 밝힌다(행 11:19-26)"라며 "초기 기독교의 부흥을 이끈 것은 완벽한 계획이나 훌륭한 지도자들이나 환상적인 전략이 아닌 무명의 알려지지 않은 헌신되고 용맹스러운 제자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팬데믹과 함께 한 이주의 내용과 선교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상황과 유사한 내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라며 "팬데믹의 어려운 상황에서 이주한, 이주하고, 그리고 이주할 사람들에게 이주민(디아스포라) 선교는 계속되어야 한다. 과거 팬데믹이 선교의 상황을 바꾸었듯이 현재 한국의 팬데믹 상황에서 선교계와 지역교회들의 이주민선교로의 사역 전환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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