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약학회, 정기학술대회 개최
장동수 박사 '신약성서와 하나님' 주제강연
“신약 연구에 있어서 그리스도와 성령, 그리고 교회에 대한 강조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통치)에 대한 강조가 복원되어야 한다. 기독론, 성령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윤리 등의 신학적인 주제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논의의 초점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신약학회가 지난 4월 16일 오전 9시 30분 신촌성결교회 성봉채플실에서 ‘신약성서와 하나님’을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강연자로 나선 장동수 박사(침신대 교수)는 주제강연에서 위와 같이 주장했다.
장 박사는 예일대 외국 신약학자인 Nils Alstrup Dahl 박사의 주장을 빌어 신약신학 및 기독교 신학 일반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이 무시된 이유를 ‘뚜렷한 그리스도 중심성’과 ‘신약의 하나님 언급의 간접성’과 연결 지어 설명했다.
특히 ‘신약의 하나님 간접성’에 대해 장 박사는 “신약의 저자들은 구약 및 자신들의 동시대 유대교 하나님 개념을 당연하게 여겼으며, 신약에는 하나님이 주제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없고 오히려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등 여타의 신학적인 주제들을 다루는 맥락에서 하나님이 언급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 신약성경, 과연 그리스도 중심인가?
신약의 27권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책이다. 신약의 첫 번째 책(마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의 책”이라는 타이틀로 시작한다. 마지막 책(요한계시록)도 “예수 그리스도의 묵시”라는 타이틀로 시작한다. 사복음서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이며, 사도행전은 그가 열방에 증거되며 교회가 세워지는 역사이고, 나머지 책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들에게 보내진 서신서들이다.
이렇듯 신약은 하나님보다 기독론이 강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 박사는 “이는 교회사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진 기독론 논쟁 때문이기도 하다. 그 흔적들은 신앙고백, 사본들의 이문(variants), 그리고 신경(creed) 등에서 분명하게 감지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장 박사에 따르면 신약은 예수의 인성에서 신성으로 전진한다. 인성을 가진 예수를 신성을 가진 하나님으로 설명되어진다는 것. 우선 이 사실은 신약에서 예수의 제자들의 신앙고백에서도 발견된다는 점이다.
나다나엘, “랍비여,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당신은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요 1장)
베드로, “당신은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 16장)
도마, “나의 주 나의 하나님”(요 20장)
요한,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이시며 영생이다”(요일 5장)
야고보,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며 동시에 주님이시다”(약 1장)
# 하나님 언급의 간접성?
신약의 저자들은 구약 및 동시대 유대교의 하나님 개념을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에 신약에는 그 하나님을 전제로 하였을지언정 하나님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희박하다는 것. 하나님은 보통 다른 신학적인 주제들의 맥락에서 언급되는 것이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장 박사는 “신약에서 이러한 현상을 감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하나님에 대해 직접 언급을 피한 완곡한 표현들”이라며 “하나님의 초월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하나님 이름과 하나님의 계시 자체가 너무 거룩하게 돼 그것을 언급하는 것을 피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하나님 언급의 간접성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완곡 표현 중의 하나는 ‘신적 수동태’다. 예수의 팔복(위로를 받을 것이요, 배불러질 것이요, 긍휼이 여김을 받을 것이요)에서도, 또한 “더해질 것이다”, “주어지고”, “열릴 것이다”, “거룩하게 되어질 것이다”, “너의 죄가 사해졌다” 등의 예수의 발언에서도 신적인 수동태로 인해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는 것.
바울의 어법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한 장 박사는 “신약에 이렇게 다양하게 사용된 신적 수동태 이면에는 하나님의 존재와 활동이 광범위하게 숨겨져 있지만 이 신적 수동태가 신약신학의 주제로 하나님을 부각시키는데까지 활용되지 못한 감이 든다”고 강조했다.
# 신약성경에서 하나님을 강조하려면?
그렇다면 신약성경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강조해야 할까?
장 박사는 “우선, 간접적으로 암시되거나 전제돼 있는 하나님을 주체로 내세울 수 있다”며 “완곡한 표현을 뒤집으면 하나님의 광대하고 주도적인 활동이 보인다. ‘그리스도’라는 어휘도 신적 수동태로서 하나님께서 기름을 부으신 분이시라는 사실이 암시됐다”고 피력했다.
결과적으로 하나님은 종말론적으로 위로하시고 배불리 먹이시며 긍휼이 여기시며(마 5:4~7), 모든 것을 대해주는 분이시며(마 6:33),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며(마 7:7~8), 우리의 죄도 용서하시고(막 2:5), 머리털도 세시고(마 10:30),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며(고전 13:12), 인류를 심판할 분이시다(마 7:1~2).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역사의 주인이시며(막 1:15, 갈 4:4), 십자가에서 인류 구원의 사역을 아들을 통해 완성한 분이시며(요 19:30), 그 아들을 내어준 분(롬 4:25)이신 동시에 살리신 분(요 2:22, 롬 4:25, 고전 15:20)이시다.
장 박사는 “우리가 기독론적인 선입관에서 벗어나 신약성서를 본다면 역설적으로 하나님(1,314번), 아버지(415번)가 각각 주님(718번), 아들(375번)보다 더 많이 신약에 사용됐다는 사실에 우리의 시각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며 “기독론을 논할 때, 예수의 탄생, 십자가 사건, 부활 등에서 주체가 되시는 하나님을 강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속성에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을 통해 계시된 하나님의 속성과 경륜 등도 첨가되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복음을 통해 계시된 하나님의 진노와 의,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을 보내심으로 재정의 되는 구약과 율법의 역할, 하나님 백성의 성격과 영역 등이다. 하지만 신약에서 구약과의 불연속보다는 연속성의 강조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 박사는 “신약과 구약의 통합연구뿐만 아니라 성서신학과 역사신학, 조직신학 등의 이론신학과의 학제 간 연구도 강조되어야 한다”며 “그렇게 될 때 성서신학을 위시한 이론신학이 실천신학에 탄탄한 기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국신약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는 △눅 3:1~4:13에 나타난 하나님과 기독론(장석조, 서울성경대) △빌립보서 2:6의 하나님과 동등됨에 대한 문맥적 고찰(이승현, 호서대) △사도행전에서의 하나님 중심적 신학(정창교, 대전신대) △데살로니가전서의 반로마적 해석과 출애굽 주제의 결합(송영목, 고신대) 등 10여 편의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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