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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기독교학교에서의 도덕교육, 이렇게 시도하라

by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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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 박상진 교수, 기독교교육학회 하계학술대회서 발표


2015년 6월 19일 기사

기독교학교에서의 도덕교육은 종교과목이나 도덕과목과 같은 공식적인 교과목 교육이 아닌 교과 외 교육을 통해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평준화제도와 국가공통교육과정으로 인해 공식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기독교적 도덕교육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신대 박상진 교수(기독교교육학)는 “하지만 이와 같은 제한된 현실 속에서도 기독교학교가 기독교교육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그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기독교학교에서의 도덕교육을 개선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박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적 변화를 추구하는 장기적인 과제와 현재의 제도와 구조 속에서도 시행할 수 있는 단기적인 과제로 나눠 실천가능한 과제부터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상진 교수는 지난 6월 13일 한신대 60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된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하계학술대회’(주제:기독교학교 교육에서의 가치관 형성과 인성교육)에 주제강연자로 참여해 한국 기독교학교에서의 도덕교육 개선을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박 교수의 발표 내용을 일부 정리했다.

 

 

# 기독교학교 도덕교육 개선을 위한 장기적 과제

기독교학교가 ‘기독교적 도덕교육’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독교학교가 건학이념과 정체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기독교학교의 자율성이 확보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립학교의 존립 근거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 학생선발의 자율성, 교육과정 선정의 자율성, 그리고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다. 사립학교는 건학이념에 근거하여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하고, 건학이념에 맞는 교육과정을 선정할 수 있어야 하며, 적정의 등록금을 책정하여 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사립학교가 국, 공립학교와 전혀 다르지 않는 획일적인 교육과정을 시행하도록 강요된다면 이는 더 이상 사립학교일 수가 없다. 특히 종교계 사립학교는 해당 종교의 가치관에 따라 학생을 교육할 수 있는 종교교육과정을 작성하여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사립학교도 학생 배정 대상학교에 포함되어 학생선발권이 박탈되었으며, 국, 공립학교의 교육과정과 동일한 교육과정을 갖게 되었고, 정부가 재정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자율적 등록금 책정이나 자율적 운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사립학교는 설립만 학교법인이 했을 뿐, 현재의 기능은 공교육 체계에 편입된 ‘공립대체 사립학교’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학교도 이러한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정체성의 상실로 인해서 본래의 건학이념대로 교육할 수 없는 명목상의 종교계 사립학교로 전락하였다. 기독교적 도덕교육은 기독교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전 생활, 특히 예배와 성경 수업, 모든 교과의 수업, 교사의 학급운영, 학교풍토 등이 기독교적 영향력을끼칠 수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에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과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은 기독교적 도덕교육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에 사립학교를 ‘재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사립학교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 공립학교를 위주로 공교육체계를 확립하고, 사립학교는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나 규제 바깥에서 자율성을 지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사립학교를 매입하여 국, 공립화 하는 노력을 기울임으로 공교육에서 사립학교가 차지하는 비율을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39 또한 평준화 제도 속에서도 가능한 한 선지원, 후추첨 제도의 확대 및 원치 않는 종교계 학교에 배정된 경우 회피하거나 전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함으로 종교계 학교가 해당 종교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 기독교학교 도덕교육 개선을 위한 단기적 과제

기독교학교가 법적, 제도적, 구조적으로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하지만 현재의 상황 속에서도 기독교적 도덕교육을 추구하는 노력을 계속하여야 한다. 기독교 사립학교도 국가공통교육과정을 따라야 하는 상황 속에서 기독교적 도덕교육을 실천하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지만 기독교교육의 의지를 갖고 노력한다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첫째는 예배를 통한 도덕교육이다. 현재의 2011 재개정 교육과정은 크게 보통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예배를 교육과정에 포함시킬 수 있다. 예배는 기독교적 도덕교육의 중심이다.

기독교적 도덕교육의 핵심 개념이 ‘경건’이라면 예배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경배하는 것으로서 경건을 함양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가 된다. 예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깨닫고, 느끼고, 경험함으로 지, 정, 의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면 이는 도덕적 변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기독교인이 아닌 학생들도 절대자이신 하나님 앞에서의 경험은 초월성과 신비감을 느끼는 원천이 되고, 이는 그들의 도덕적 실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예배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노력이 요청된다.

전통적인 교회에서의 예배 형태를 탈피해서 문화, 예술 공연, 명사 초청의 시간, 학생 참여 활동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를 통해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예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종교교과를 통한 기독교적 도덕교육이다. 현재 ‘종교학’과목은 교양과목 중 선택하도록 되어 있는데, 기독교학교에서 신앙교육을 이 과목으로 수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독교학교에서 기독교 신앙을 소개하고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은 교장 재량과목으로 별도로 개설하는 것이 필요하고, 종교학은 이름 그대로 교양과목으로 가르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종교학’ 과목을 기독교적으로 재구성하여 기독교적 도덕교육의 한 영역을 감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다문화, 다종교 사회 속에서 기독교인이 갖추어야할 관용, 배려, 환대, 화해, 평화 등의 가치를 함양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타종교를 어떻게 이해하고 종교 간 평화와 이웃사랑을 위한 협력을 도모할 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의하고 성찰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셋째, 도덕교과를 통한 기독교적 도덕교육이다. 기독교학교에서는 모든 교과가 기독교학교의 정체성과 연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과정 자체를 기독교 신앙에 근거한 교육과정으로 편성하지 않더라도 교과를 가르치는 목적과 방향에 있어서 기독교 정신과 연결시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도덕교과의 경우 가치(value)를 다루는 과목이기 때문에 기독교적 가치관의 입장에서 재구성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굳이 기독교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하나님의 사랑에 기초한 창조-타락-구속의 관점에서 기독교적 도덕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 더욱이 오늘날 입시 위주의 가치관, 개인주의적 가치관,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지니는 한계를 깨닫게 하고, 그 대안적 가치를 탐구하게 함으로 기독교적 도덕관을 지니도록 도울 수 있다.

넷째, 교과 외 교육활동을 통한 기독교적 도덕교육이다. 교육과정에 의하면 교과 외에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하여 교육할 수 있는데, 자율 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진로 활동 등을 통하여 기독교적 도덕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 기독교 유적지 탐방이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 재난 지역을 대상으로 한 구호활동, 해외의 단기 선교 및 봉사 활동, 국토순례, 다양한 진로 탐색 활동 등을 통해 기독교적 도덕교육이 의미있게 이루어질 수 있다.

제도적으로 기독교학교의 자율성이 제한되어 있지만 이러한 교과 외 교육활동을 최대한 활용하면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아직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학교는 이런 교과 외 교육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지원을 통하여 교육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공동체를 통한 기독교적 도덕교육이다. 기독교적 도덕교육은 강의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통해서 형성된다. 담임교사가 맡고 있는 학급의 학생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면 그 교사의 삶과 영성, 인격을 통해 도덕적 감화력이 끼쳐지게 된다.

기독교학교 자체가 하나의 신앙공동체이고, 그 공동체가 기독교적 가치관을 지향할 때 기독교적 도덕교육의 장이 된다. 특히 앞에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생활관 교육은 매우 의미있는 신앙공동체 교육으로서 기독교적 도덕교육이 강하게 이루어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3박 4일, 또는 2박 3일로 이루어지는 생활관 교육을 통해 평소 교과 수업에서는 다룰 수 없는 가치관 교육, 예절교육, 상담 교육, 진로 교육 등을 통한 기독교적 도덕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독교학교가 신앙공동체가 될 때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기독교적 도덕성이 함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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