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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제단에 정결한 제물 있었다면 강단에는 바른 말씀 있어야

by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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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로서의 제사장, 제사장으로서의 목사 / 왕대일 교수(감신대, 구약학)

 

2014년 7월 24일 기사

 

“제사장에게는 제단이 일터였듯이, 목사에게는 그 일터가 강단이다.”
 
왕대일 교수(감신대, 구약학)는 “제단은 제사장에게는 삶의 현장이었다. 제사장은 제단을 거룩하게 하기 위한 속죄에 힘써야 했다. 제단을 정결하게 하고, 제단을 거룩한 곳이 되게 해야 할 사명이 제사장에게 있었다”며 “제단이 정결해야 하늘의 하나님과 땅의 백성이 서로 소통하게 된다는 소망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왕 교수는 “구약의 제사장에게는 제단이 일터였듯이 목사에게는 지금의 일터가 강단이다. 오늘날 목회에서 목사가 감당해야 할 사역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구약의 제사장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에서 오늘의 목회를 되새겨볼 때, 목사가 바르게, 귀하게, 진솔하게 붙들어야 할 사역의 현장은 무엇보다 강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약시대에 제단 위에 정결한 제물이 올리어져야 했듯이 오늘 강단 위에는 바르게 들려지는 말씀이 있어야만 한다”며 “그럴 때 어제의 이스라엘 신앙은 회복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럴 때 오늘의 교회는 회복의 길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다음은 왕대일 교수의 ‘출애굽기 29:35~37_목사로서의 제사장, 제사장으로서의 목사(Pastor as a Priest)’라는 주제의 발표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왕 교수는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지난 7월7일부터 8일까지(2014년) 대명리조트 단양에서 ‘다음 세대의 목사직’을 주제로 개최한 제17회 연구위원회 세미나에서 발표했다. 원문은 바른교회아카데미 자료실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1. 출애굽기 29장에는 제사장에 관한 하나님의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제사장을 향한 하나님의 꿈이 담겨 있습니다. 제사장을 위한 하나님의 처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출애굽기 29장은 제사장이 누구인지, 제사장은 어떻게 세워지는지, 제사장이 감당해야 할 직분이 무엇인지를 청사진조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2. 출애굽기 29:1-34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제사장으로 내세우는,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제사장 직분을 위임하는 절차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아론계 제사장(Aronites)의 뿌리를 밝히는 근거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이 말씀을 아론계 제사장의 역사적 근거를 더듬는 자료로 읽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오늘 귀를 기울여 들으려 하는 소리는 제사장은 하나님이 세우셨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이 세운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세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세우셨습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을 위해서 세운 사람이 제사장입니다.
 
3. 지성소에 들어가 거룩하신 하나님의 임재 앞에 선다는 것은, 오늘날의 말로 바꿔 말하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대면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그” 하나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주” 하나님이라고, “당신”(Thou)이라고 부를 수 있는 특별한 은총입니다.
 


4. 출애굽기 29장의 위임식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섬기는 사명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맡겨졌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제사장은 말 그대로 영적인 영역에서 창조적인 소수로 세움을 받았던 자들입니다. 이런 창조적인 소수를 가리켜 히브리어로는 “코헨”이라고 불렀습니다. 히브리어 “코헨”(kohen)을 아카드어 “카누”(ka.nu)에서 온 말로 읽는다면, “코헨”은 서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 됩니다. 제사장! 그들은 늘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아니, 하나님 앞에 항상 서 있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 앞에 서 있기 위해서 부름 받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5. 목사도 제사장입니다. 제사장이어야 합니다. 목사는 하나님을 모시는 사람입니다.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부르시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하나님이 시키시는 일을 담당하기 위해서 내 삶의 영역을 하나님 앞으로 정해 놓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의 사람을 섬기기에 종의 자리에 내려와 있는 사람입니다.
 
6. 출애굽기 25-31장은 제사장을 성막에 딸린 기구의 일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사장은 인격적으로는 사람이지만, 기능적으로는 어디까지나 성막의 부속품이라는 것입니다. 성소를 떠나서는, 성소를 벗어나서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성막의 요소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사장의 기능이 철두철미 하나님을 위한 존재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줍니다. 하나님을 위한 제사장이어야지 제사장을 위한 하나님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7. 제사장의 인품이 달라지지 않고서는, 제사장의 성품이 변화되지 않고서는, 제사장의 인간됨이 새로워지지 않고서는, 제사장의 종교적인 솜씨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였다고 생각됩니다. 하나님은 제사장을 제사장 되게 하는 위임식을 위해서 일주일을 쓰고자 하셨습니다. 그 위임식의 일주일 동안 제사장은 날마다 자기의 죄와 허물을 속죄하는 속죄제를 드려야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8. 레위사람이고 해서 저절로 제사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름 받은 자라고 해서 저절로 제사장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론의 아들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제사장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죄악에서 씻겨야 합니다. 변화되지 않고서는, 정결해지지 않고서는, 성화되지 않고서는, 제사장은 제사장이 될 수가 없습니다. 출애굽기 29장에서 제사장으로 세움을 받던 아론이 출애굽기 32장에 가서는 지탄받는 아론으로 급전직하하는 것을 눈여겨보십시오. 제사장의 바탕은 능력이 아니라 그 됨됨이입니다.
 
9. 제사장의 손에는 무엇이 있어야 합니까?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합니다. 세상의 지위와 직위를 과시하는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과 소통하는 “그 무엇이” 제사장의 손을 가득 채우고 있어야 합니다.
 
10. 목사(pastor)는 사제입니다. 목사도 사제(priest)입니다. 사제에 해당하는 라틴어 폰티펙스(pontifex)는 문자적으로 “다리를 놓은 사람”입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세대와 세대 사이에, 계층과 계층 사이에 다리를 놓는 사람입니다. 제사장은 하나님의 마음도 알아야 하고 사람의 마음도 알아야 합니다. 제사장의 마음그릇은 하나님을 위한 마음으로 충만해져야 하고 사람을 향한 마음으로 넘쳐나야 합니다. 제사장에게는 거룩한 아픔(pathos)이 있었습니다. 그 아픔으로 채워진 마음을 소유한 자가 제사장이었습니다.

 

 

11. 제사장의 위임식 기간 동안 제사장은 세속에 임한 거룩한 공간을 섬기는 채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제단을 거룩하게 하는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 곳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만나시게 되기 때문입니다.
 
12. 제사장의 위임식은 이 가운데서도 제사장의 일터인 제단에 대해서 특별히 당부합니다. 제단을 정결하게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거룩하게 지키라는 것입니다. 제단은 제사장의 일터입니다. 제단은 제사장에게는 삶의 현장입니다. 제단은 하늘과 땅의 접속, 접촉의 현장입니다. 제단에서 죄를 덮어주는 속죄(킵페르)가 일어납니다. 제단에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용서를 경험하게 됩니다. 제단에서 이스라엘은 치유의 역사를 경험하게 됩니다. 제사장의 위임식 일주일은 바로 그런 제단을 위한 속죄제를 드리는 기간이어야 했습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자손의 거룩한 소통을 위한 준비를 갖추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13. 제사장의 일터가 제단이었다면, 목사에게는 그 일터가 강단입니다. 에스라의 종교개혁 이후 이스라엘 종교도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소통을 나누는 현장을 제단에서 강단으로 옮겨가게 됩니다(느 8:1-12). 제사장 에스라가 특별히 만든 나무강단에 서서 외쳤던 모세의 토라에 의해 이스라엘의 신앙이 프로테스탄트의 길에 들어서게 되는 변화와 변혁이 이루어집니다.
 
14.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과 제단 위에서 만나시던 시절, 성소의 제단이 영적 소통의 현장이었던 시절, 제사장은 제단을 거룩하게 하기 위한 속죄에 힘써야 했습니다. 제단을 정결하게 하고 제단을 거룩한 곳이 되게 해야 할 사명이 제사장에게 있었습니다. 출애굽기 29:36b-37은 그런 제단을 향한 소망을 품고 있습니다. 제단이 정결해야 하늘의 하나님과 땅의 백성이 서로 소통하게 된다는 소망이 거기에 담겨 있습니다. 제사장은 그런 소망을 구현하고자 걸레질도 마다하지 않아야 합니다.
 
15. 제사장에게는 제단이 일터였듯이 목사에게는 그 일터가 강단입니다. 오늘날의 목회에서 목사가 담당해야 할 사역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나 구약의 제사장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에서 오늘의 목회를 되새겨볼 때 목사가 바르게, 귀하게, 진솔하게 붙들어야 할 사역의 현장은 무엇보다도 강단입니다. 그 때 제단 위에 정결한 제물이 올리어져야 했듯이 오늘 강단 위에는 바르게 들려지는 말씀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럴 때 어제의 이스라엘 신앙은 회복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럴때 오늘의 교회는 회복의 길에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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