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온라인예배'의 확산과 정착을 가져왔다. 그리고 대면예배가 아닌 온라인예배를 드리는 성도들도 많아졌다. 굳이 교회당에 방문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이와 관련 대두되는 이슈는 '주일성수' 문제다. 전통적인 주일성수 개념은 오프라인으로 주일에 교회당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하지만 대면이냐 온라인이냐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주일성수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는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가운데 월간목회 2023년 1월호가 <주일성수,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특집기사를 싣고, 매주, 정해진 시간에 예배당에 모여 함께 예배하는 대면예배,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드리는 주일예배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 주간의 첫날, 영적 새로움으로
유재원 박사(장신대 교수/예배설교학)는 "주일예배 전통을 지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라며 "비록 초대 교회는 통일된 예배 형식, 예배학 자료도 제한돼 있었지만 초대 교회 신앙공동체에게는 주일은 부활신앙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입는 한 주간의 첫날이었다. 이는 충분히 주일예배 성수의 근거가 된다"라고 강조한다.
유 박사는 "현재 주일예배의 위기는 오히려 목회자와 교인 모두 영적으로 각성하고 재정비해 새롭게 시작할 기회가 된다"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발적 고립에 들어갔거나 온라인 뒤로 숨으려는 익명의 그리스도인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언어와 문화로 소통하면서 하나님의 시간으로 인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일이 한 주간의 마침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 부활신앙에 기초한 주일예배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주일성수 문제의 본질
"신령과 진정한 예배인가?"
정승원 박사(총신대 신학대학원장)는 "온라인상으로 비대면예배를 드린다고 해도 영적 에배는 드릴 수 있고, 주일성수도 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예배를 드릴 수 있느냐 아니냐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신령과 진리로 예배를 드릴 수 있느냐가 고려해야 할 본질적 요소이다"라고 설명한다.
정 박사는 비대면예배는 대면예배를 온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간은 물리적 육신을 초월하지 못하고, 물리적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편안한 옷을 입고, 편안한 소파에 앉아 다과를 섭취하거나 집 안을 거닐며 평면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드리는 예배는 정중하게 앉아 설교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설교를 듣고, 한 목소리로 함께 기도하며 찬양하고, 성도들과 대면하며 교제하면서 드리는 예배와 같을 수는 없다"라고 피력한다.
특히 "성경은 모이는 예배를 강조한다. 예배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성찬도 비대면으로는 불가능하다"라며 "비록 비대면을 통해 주일성수는 가능하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온전한 영적 예배를 위해 예배 처소를 찾는 열정을 되살려야 한다. 무엇보다 주일성수는 모임 자체에 앞서 하나님 말씀의 권위를 세우는 것이며, 범사에 그를 인정하고 영화롭게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대면과 온라인, 인식차이 좁혀야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는 온라인과 예배의 인식 합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특히 온라인 예배자들을 바라보는 목회자들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 대표는 "온라인 예배자들은 자신들의 신앙 약화 현상에 대한 우려보다는 예배 편의성을 중시한다. 또한 종교적 욕구는 있지만 제도권 교회에 나가기를 주저하거나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고, 크게 환대받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라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국 교회와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온라인과 관련해서 목회자가 양보하든 성도들이 양보하든 서로 간 이해하고 생각의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분석한다.
나의 즐거움보다 하나님의 기쁨을
고상범 소장(주일학교사역자연구소)는 "코로나19는 주일학교의 위기를 가속화시켰다. 하지만 이제 다시 현장 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다음 세대들이 주일날 예배당으로 나아오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교회는 나의 즐거움이 아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하기 위해 나아오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의 백성이다. 주일을 지키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자녀라고 할 수 없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을 실천한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하나님이 나 때문에 기뻐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내가 행복할 것이다. 주일성수가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침몰하지 않도록 한국 교회가 지켜내야 한다"라고 말한다.
실시간 온라인예배, 중단하자
김승학 목사(안동교회)는 "실시간 온라인예배는 비상상황에서 교회가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비정상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당연히 이전의 현장 예배로의 복귀는 당연한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하지만 현재 교회가 실시간 온라인예배의 중단에 어중간한 입장을 취하면서 실시간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를 병행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실시간 온라인예배가 계속된다면 성수주일과 현장예배의 우선순위는 더욱 뒤로 밀리게 된다. 따라서 실시간 온라인 예배는 전면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정해진 시간에 예배당에 모여 예배드리기 힘든 교인들을 위해 실시간 온라인예배는 제공해야 하지만 모든 성도들에게 전면적으로 실시간 온라인예배의 기회를 주는 것은 옳지 않다. 교회에 정말 나오기 힘들 때 교회가 취하는 비상수단인 온라인예배를 드림에 있어 교인의 욕구를 존중해야 하지만 교회와 예배의 의미를 훼손시키면서까지 그 요구를 따라갈 수는 없다"라고 지적한다.
특히 "현장 예배 활성화를 위해, 단 한 사람이라도 더 교회에 나와 예배드릴 수 있도록 교회 지도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라며 "실시간 온라인예배가 예배, 교회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어정쩡한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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