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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한 그루의 큰 나무보다 숲을 본다면 교회분립은 시대적 사명”

by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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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17년 동안 네 개의 교회를 분립한 광교산울교회 이문식 목사

 

2014년 4월 기사

 

 

한국 교회는 ‘건강한 작은 교회’, 생동감 넘치는 ‘관계 지향적 교회’가 나타나야 한다. 이를 위해 중대형 교회들이 더 커지려는 맹목적 욕망을 극복하고, 건강한 작은 교회를 분립해 새로운 교회 생태환경을 재구성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작은 교회’ 운동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작은 교회의 개념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돈돼 있지는 않지만 대형 교회의 역기능에 대한 대안적 특징으로써 강조되는 것이 바로 ‘교회의 공동체성’이다.

최근 영적인 공동체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사회와 교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대안 교회 모델을 ‘153 교회’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요한복음 21장에 기록된 베드로의 물고기 숫자에서 연유한다(요 21:11). 사회학에서는 집단 구성원이 150~200명을 넘어갈 경우 조직이 계층화된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약 100~150여 명이 모이는 교회가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개척 교회가 100여 명의 성도가 모이는 교회로 성장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따라서 교회 개척 전문가를 비롯해 한국의 대형 교회 역기능을 지적하는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중대형 교회들이 우선 분립 개척을 통해 건강한 작은 교회 운동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기도 산본 지역에 지난 1997년 산울교회를 개척한 이문식 목사(현 광교산울교회 담임). 이 목사는 목회 17년에 네 개의 분립형 교회를 개척(분가)했다. 처음 개척 5년 만에 출석 성도 700여 명이 넘는 교회로 성장했지만 이문식 목사는 대형 교회들이 추구하는 ‘관리’보다는 ‘개척’을 선택했다.

이문식 목사의 목회철학은 ‘한 그루의 큰 나무가 되기보다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교회’다. 자신의 목회철학처럼 한 교회를 크게 부흥시키기보다 한국 교회라는 전체의 아름다운 숲을 이루기 위해 분립을 시도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이문식 목사는 광교 지역에 ‘광교산울교회’를 분립 개척했다. 네 번째 분립 개척인 셈이다.  무엇보다 네 번째 분립 개척된 광교산울교회는 이문식 목사가 직접 기존 교회를 떠나 분립해 나가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담임목사가 정든 목회지를 떠나 직접 개척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한동안 성도들은 아픔과 슬픔도 겪었다. 하지만 이문식 목사와 산울교회 성도들은 한 그루의 큰 나무보다 아름다운 숲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결국 결단하고, 실행에 옮겼다. 하나의 큰 교회보다 작은 교회 여럿이 하나님 보시기에 더욱 아름답고 낫다는 것을 이문식 목사와 성도들은 안 것이다.

이문식 목사는 지난 8일 총체적복음사역연구소가 개최한 ‘하나되고 성숙한 교회 세우기 네트워크’ 세미나에서 자신의 분립 개척 사례를 통해 지역 사회에서 중대형 교회가 어떻게 건강한 작은 교회를 계속 분립해 나갈 수 있는지 제안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각색해 보았다.

 


[Q] 담임목사가 정든 교회를 떠나 교회 개척(분립)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결단이 아니고서는 힘들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시게 됐나요?


[A] 17년 전 교회를 개척하며 ‘한 그루의 큰 나무보다 아름다운 숲을 이룬다’는 목회철학을 계속 강조해오며 이를 목사 개인의 비전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비전으로 심화시키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 결과 교회가 분립될 때마다 온 교우들이 함께 삶을 나누던 교우들과 헤어지는 아픔보다는 새로운 아름다운 공동체를 탄생시키는 기쁨을 더 귀하게 여기는 성숙한 공동체 의식을 축적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Q] 교회 분립 개척은 재정적으로 철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A] 분립 개척에 관한 장기 재정계획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산울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전 교인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월정 개척헌금’을 실시했습니다. 출석 교인 수가 500명을 넘어서면서부터 평균적으로 1년에 오천만 원 내지 육천만 원의 개척기금이 형성됐고, 4년 내지 5년이 지나면 2억에서 3억의 개척 기금이 마련됩니다. 따라서 분립 개척시에 무리한 특별 헌금을 하지 않아도 개척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Q] 분립 개척에 참여할 지도자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A] 산울교회는 부목사로 6년을 시무하면 안식월을 실시하고, 안식 후 교회 개척할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습니다. 물론 모든 부목사가 교회를 개척하기에 합당한 자질과 소명감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함께 동역하면서 부목사 중 교회 개척에 대한 자질과 사명감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면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산울교회는 부목사 정년제를 두어서 무조건 3년을 동역하게 하고, 3년을 지켜보고 나서 시무 재계약을 합니다. 3년 동안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재계약을 허락하나 2기 사역 중 개척 목회자 감인지, 아닌지를 최종 판단합니다.

 

 

[Q] 분립 개척에 참여할 목회자를 어떻게 훈련시키시나요?

[A] 경건의 훈련과 인격, 성품과 자질, 대인관계와 소통 능력, 설교시에 불신자와 신자에게 미치는 감화력 등을 면밀히 체크하고, 특히 2기 사역 중에는 공동체(교구) 목회를 전담케 하여 예비 담임목사로서의 경험과 자질을 함양케 합니다.

[Q] 성도들이 부목사를 부목사로만 인식할 경우에는 분립 개척시 지원하는 성도의 숫자가 현저히 작을 것 같은데요. 성도들이 부목사를 담임목사처럼 인식하게끔 위상을 격상시키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A] 개척 2년 전부터는 자주 설교 강단에 세웁니다. 개척 1년 전부터는 주일 1부 예배 설교를 고정적으로 하도록 하고, 매달 한 번씩 전 예배 설교자로 세우며, 성도들로 하여금 신앙적 감화를 깊게 받을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개척 한 달 전에는 매주 설교자로 세워 교인들에게 개척 동역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개척의 부르심을 받도록 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교우들로 하여금 개척 나갈 목사님을 통해 참 목자되신 예수님의 음성을 듣도록 하고, 개척 나갈 목사님과 목자와 양의 관계가 형성되도록 기도합니다.

이 때 담임목사는 개척 나갈 목사님과 목양 관계가 형성된 교우를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 개척 사명자로 여겨 축복하며, 중보기도하는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데 힘쓰며 개척 헌신 교우를 모든 교우들이 축복하도록 격려합니다.

[Q] 산울교회는 어떻게 분립 개척을 진행하고 계시나요?

[A] 분립 개척 1년 전에는 당회 안에 공식적인 ‘교회개척위원회’를 설립합니다. 교회개척위원회 위원장은 당회원 중의 1인으로 하고, 부위원장은 개척에 소명이 있는 교우 중 1인을 분립 개척 목사의 추천으로 임명합니다. 위원은 전원을 분립 개척에 헌신한 사람들로 구성해 교회 개척에 관한 모든 과정을 공동체적으로 협의하고, 당회의 허락을 받아 진행하도록 합니다. 개척 기금 집행도 철저하게 교회개척위원회를 중심으로 당회의 허락을 받아 진행하도록 합니다.

[Q] 분립 개척을 위한 교회개척위원회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A] 분립 개척 1년 전부터 개척 기회를 세우게 하고, 6개월 전부터는 매주 교회개척 세미나 및 기도회를 주일 오후 적장 시간에 갖도록 합니다. 이때 설교자는 분립 개척 예정 목사가 감당하고, 교회 개척에 관한 각종 자료나 교육, 비전 제시, 목회철학들을 온 교회에 알리도록 합니다.

특히 주일 오후의 교회개척 기도회에는 개척에 참여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이 장로, 권사, 안수집사 및 온 교우들이 의무적으로 참석하도록 격려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분립될 교회에 대한 비전과 목회자의 철학이 온 교우들에게 공유되며, 또 새로운 교회 개척 헌신자를 불러일이키는 열매를 맺게 됩니다.

교회개척위원회는 당회에 계속 개척 예정지 및 구성원에 관한 보고와 진행 상황 및 재정 집행에 관한 보고를 하며, 온 교회가 함께 교회개척에 참여하도록 의사소통을 최대한 활성화시킵니다. 이런 공적 과정을 통해 교회개척과 관련된 모든 오해나 루머가 종식되며, 온 교우들이 축복하는 분립교회가 탄생하게 됩니다.

 

 

[Q] 교회 분립시에 목회자 개인에 의한 개척이 아닌 공동체적 개척임을 분명히 해야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모교회와 개척교회, 목사와 성도들 간의 교회 분쟁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A] 공적인 협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모교회와 분립 교회 사이의 개척 기금 운용에 대한 분명한 계약을 합니다. 분립 나간 교회가 개척에 실패하고 교회를 폐쇄 및 합병할 경우 혹은 담임목사가 이단성 시비에 휘말려 노회로부터 교회 폐쇄가 결정될 경우 교회 개척 지원금 중 일정 부분(주로 생활비 지원 및 교회 초기 운영기금을 뺀 건물 보증금 부분)은 반환하도록 계약을 체결하고, 공증절차를 밟습니다.

이 때 계약 체결 당사자는 분립 개척교회의 담임목회자와 운영위원회 위원장 및 재정부장으로 하여 분립교회의 공동체적 책임을 확실히 합니다.

또 때로는 교회 분립시에 교인 분할 및 재산 분할에 관한 계약도 분명하게 명시합니다. 이번 네 번째 분립 개척은 담임목사의 분립 개척이므로 당회에서 일정 인원의 교인을 분할하도록 결의했습니다. 제직회와 공동의회의 의결을 거쳐 노회에 교회분립 신고를 하여 허락을 받아 이루어지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인 분할 및 재산 분할 혹은 재정 지원에 관한 모든 논의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공적인 절차를 밟아 문서화됐습니다.

[Q] 이문식 목사님께서 직접 분립 개척한 것까지 산울교회는 그동안 네 개의 교회를 부목사 중심으로 분립했는데, 모두 장거리가 아닌 근거리에 개척이 됐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목회라는 큰 대형 교회 하나보다는 아름다운 중소교회가 지역 사회 안에서 함께 연합하며 선교 동역자가 되는 모델을 꿈꿉니다. 따라서 분립 교회가 구태여 모교회에서 먼 지역으로 갈 필요가 없습니다.

비교적 근거리에서 분립 개척할 때, 개척에 참여하는 교인들의 부담감도 훨씬 가벼워집니다. 이사 갈 필요도 없고, 모교회와 교인들과의 자연스러운 교제도 이루어져 비제도적 방식으로 두 교회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됩니다. 이런 관계가 교회 개척 과정에서 아주 건강한 생태환경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분립 교회의 지도자들이 좀 더 절제 있고, 겸손하게 교우들을 섬길 수 있는 지역 환경이 현성되기도 하고, 모교회 교인들이 새신자를 분립 교회로 의탁하고 분립 교회를 지역사회에 적극 홍보하는 좋은 역할도 하게 됩니다.

 

 

[Q] 분립 교회의 지역 선정은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A] 교회개척위원회와 개척 목회자는 어느 지역으로의 부르심이며 어떤 소명으로의 부르심인가를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교회 개척팀이 먼저 지역을 선정하고, 그 지역에서의 필요를 조사한 후, 그 지역의 필요에 맞는 사역을 먼저 실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방과 후 학교나 영유아 종일 돌봄센터, 혹은 지역아동도서관 등을 운영하며 지역주민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그 지역에서 1~2년 동안 수요예배 혹은 금요기도회 및 기타 문화행사들을 진행합니다.

[Q] 분립 개척시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A]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그 지역에 이미 정주하고 있던 그리스도인과 교제하고, 신앙적, 선교적 연합을 경험하며, 통합 공동체로서의 교제를 먼저 체험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역으로의 선교적 필요와 부르심을 현장의 자원봉사를 통해 경험한 성도들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지역 교회 설립으로의 부름을 받게 됩니다.

이런 방식은 지역사회에 쉽게 뿌리내릴 수 있는 지역 교회를 지역주민들과의 자발적 연대를 통해 형성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이 됩니다. 특정지역의 부르심은 하나님 중심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목사님과 같은 건강한 목회철학을 갖고 계시는 지도자들이 한국 교회 안에 더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현재 한 그루의 거대한 교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많은 작은 교회, 혹은 중대형 교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국 교회는 산업화와 고도 압축성장시대가 끝난 새로운 생태환경에 들어섰습니다. 한마디로 대형 교회라는 거대 공룡들이 사라지고, 그 전조현상으로 작은 교회라는 새끼 공룡들이 먼저 죽어나가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크기가 작은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교회를 모델로 한 모방 목회를 할 때, 먼저 작은 교회들이 도태되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목회 모델이 제시되어야 하고, 교회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건강한 작은 교회’, ‘적절한 크기의 생동감 넘치는 관계 지향적 교회’가 나타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대형 교회들은 더 커지려는 맹목적 욕망을 극복하고, 건강한 작은 교회를 분립해 새로운 교회 생태환경을 재구성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일찍부터 이 일에 나름대로 선 경험을 가진 저는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회 분립의 모델이 한국 교회의 새로운 흐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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