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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선교와 신학

농촌과 농어촌 교회 살리는 선교전략

by 데오스앤로고스 2024.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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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신학회(회장:박보경 박사, 장신대 교수)가 지난 4월 20일(토) 오전 11시 40분 대전제일교회(담임:김철민 목사)에서 '2024년 제2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지방소멸 시대의 지역 교회와 농어촌 교회의 선교전략>이라는 주제로 계간 「농촌과목회」 발행인 한경호 목사(한국농신학연구회 회장)를 비롯해 강성열 박사(호남신대 교수), 백영기 목사(쌍샘자연교회)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여러 가지 위기에 봉착해 있는  농어촌 교회를 위한 다양한 선교전략을 제시했다.

 

 

농촌과 농촌 교회의 현실
귀농과 귀촌 기독교인
그리고 기존의 교인들과의 갈등

<지역소멸의 위기, 문명의 위기, 농과 농촌교회의 위기와 그 극복>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한경호 목사는 현재 농촌 및 농촌 교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을 말했다.

 

한 목사는 "농업이 정상적인 자리를 잡으려면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지만 오늘 농지의 대부분은 농민의 손을 떠나 권력(정부)과 자본(기업, 돈 가진 도시인)에게 많이 넘어간 상황이다"라며 "농사를 지으려면 규모화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농기계 등 농자재들을 농협이나 농어촌토지공사에 저당을 잡히고 대출을 받는다. 농가 부채가 평균 3,500만 원을 넘는 이때 그것을 농사지어 상환할 수 있는 농가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오늘에는 농지은행이 나서서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지를 농지은행이 매입하여 부채를 상환하도록 하고 그 농지를 본래의 주인에게 임대해주는 사업이다"라며 "특히 김영삼 정권 시절에 300평 이상의 농지 매매가 자유화되어 도시인들도 농지를 구입하여 농민이 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농지가 도시인들의 소유가 되어 있다"라며 농민의 손을 떠나는 농지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농산물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이 수확 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보다 더 많이 소요된다. 가장 중요한 쌀을 비롯하여 농산물은 생산자인 농민이 가격을 결정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대부분 생산비에 밑도는 가격에 팔게 되어 지출이 수입보다 많게 되니 빈곤해질 수밖에 없다"라며 "농민들은 생산된 농산물을 가공, 유통, 판매하는 업체들과 종자, 농기계, 농자재, 비료, 농약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 중간에 끼어서 양쪽에서 다 수탈당하는 구조 속에 놓여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마을 공동체성의 붕괴, 영농인구의 소멸 등에 대해서도 설명한 한 목사는 "농촌의 경제적 빈곤과 커다란 사회변동이 농촌 교회에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라며 "특히, 교인들의 고령화와 감소, 상시적인 미자립 상태, 목회자의 의욕 감퇴 등은 농촌 교회의 앞날을 어둡게 만든다. 여기에, 귀농, 귀촌하는 기독교인들의 경우 지역 농촌 교회에 출석하면서 기존의 교인들과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귀농 및 귀촌 기독교인들의 경우 농촌 교회 출석 초기에는 잠잠하다가 다소 가까워지고 익숙해지면 재정 문제와 같은 내용들로 자신들의 주장을 말하기 시작한다"라며 "농촌 교인에 대한 도시인으로서의 우월감이 알게 모르게 작용하여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교회를 떠나기까지 한다. 또한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그들을 교회가 어떻게 돌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도 주어져 있다. 작고 힘없는 농촌 교회에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계속 쌓여만 가는 현실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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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선교, 어떻게 해야 하나?

한 목사는 이와 관련해서 농촌선교의 전략을 모색하는데 있어서 근시안적인 시각을 탈피해야 한다면서 몇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첫째, 농촌선교는 근본적으로 농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으므로 농에 대한 문명(화)사적, 정치경제사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사유의 폭을 넓혀야 하는 것이다.

 

둘째, 농에 대한 신학적인 이해가 따라야 한다. 성경을 농의 눈으로 보는 농신학적 해석 작업이 중요하다. 이제 시대 상황이 가장 밑바닥에 있는, 인간 생존의 바탕인 농의 눈으로 성경과 인간과 역사를 다시 보도록 만들고 있다. 그것은 마치 인간 구원 중심의 방주교회론이 생태 위기에 직면하여 모든 생명 구원의 방주로 재해석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셋째, 농의 문제가 이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 생존의 문제로 인식되어 근본적인 해결의 과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차원에서 농촌선교 정책이 논의되어야 한다. 세계교회협의회 등 세계의 기독교 단체들이 나서서 농촌선교의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특히 한 목사는 한국 교회의 농촌 선교의 방향성도 제안했다.

 

그는 "더이상 시혜적, 동정적 차원이거나, 부분적 치유의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농에 대한 분명한 신학적 입장을 갖고 생각해야 한다"라며 "농촌 목회자들이 확고한 신앙고백과 소명 의식을 가지고 농촌목회에 임하되, 농에 대해서도 단순히 식량 공급의 차원에서만 생각하려는 자세를 탈피해야 한다. 농은 단순히 식량 생산 기지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본이 땅(흙)이라는 정체성과 함께 생명을 기르는 영성 그리고 문화적 토대로써의 장구한 역사적 자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학자들은 농을 신학적 관심의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하고, 신학교에서는 신학생들과 농촌 목회자들이 함께 목회 이야기를 나누며 농촌선교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도 마련해야 한다"라며 "농을 살리는 길이 나라와 인류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농업(민) 없이 나라 없고, 농촌교회 없이 교회 없다'는 마음으로 보다 근본적인 시각의 전환, 회심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농어촌교회의 선교전략:
지역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을목회
사랑과 섬김의 이주민 수용 목회
헌금을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지급

<지방소멸시대의 농촌선교전략과 실천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강성열 박사는 지방소멸 위기를 초래하는 위험 징후들과 농어촌 교회의 현실을 소개하면서 "현재 귀농과 귀촌 등 농어촌 지역으로 들어오는 이주민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현재 농어촌 지역의 초고령화 추세와 청년 인구의 계속적인 이농 추세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라며 "따라서 이주민들과 귀농 귀촌인들의 농어촌 지역 유입이 지방소멸의 위기를 충분히 막아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것은 단지 지방소멸의 예상 시기를 다소 늦춰주고 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멸 위기를 이겨낼 농어촌 교회 선교 전략에 대해 제시한 강 박사는 먼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마을 목회를 제시했다.

 

강 박사는 "농어촌 교회는 지역 마을과 분리된 채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도리어 문을 활짝 열고 마을 속으로 들어가되,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외적인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라며 "농어촌교회가 단순히 복음 메시지를 전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지역 마을과 소통하며 지역 마을을 부요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드는 사랑과 섬김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강 박사는 구체적인 전략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농어촌 지역에서 굶는 사람이 없도록 사랑의 쌀 나눔 운동이나 사랑의 반찬 나눔 운동 내지는 무료급식사업을 하거나, 겨울이 되어 난방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가정을 위해 사랑의 연탄 나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 그리고 지역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목회 간호사 제도를 두어 정기적으로 마을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일 등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

 

더 나아가서 독거노인이나 거동 불편자, 소년소녀가정을 위해 세탁물을 수거, 건조, 배달하는 무료 세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며, 마을 주민들을 위해 농한기 때 마을회관을 이용하여 탁구 교실을 열거나 오카리나 연주교실 또는 힐링체조교실 등의 운영도 제시했다.

 

강 박사는 "여건이 된다면 마을기업 형태의 협동조합을 만들어 건강 차와 잼, 비누, 커피 등을 가공 판매하거나 마을도서관을 운영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길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라며 "이러한 사역은 인적, 물적 자원이 빈약한 농어촌 교회가 자력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도시 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농어촌 마을들과 자매결연을 맺는 등 도시 교회와 농어촌 지역과 교회와의 협력관계를 이뤄가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도시 교회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면서 도농 협력과 상생의 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청년층의 귀농, 귀촌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농가 소득의 증대를 통하여 출산율 증대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라고 피력했다.

 

이주민 수용 목회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강 박사는 " 1990년대 이후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한 결혼이주 여성들의 수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주민들을 단순히 노동력 확보나 인구 문제 해결이라는 비인간적이고 비인도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아브라함, 야곱 등 이스라엘 백성들도 모두 이주민과 같은 '게르'의 삶을 살았다. 따라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기들 중에 거주하는 외국인 약자들을 동족으로 간주하고서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규정들을 만들어주셨다"라며 "농어촌 교회는 이주민들을 사랑으로 보살피고 섬겨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주민들을 한국 사회의 지극히 정상적인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그들을 한국 사람과 똑같은 차원에서 대우해 주는 행동은 한국 사회의 통합과 일체감 형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문화 상호교류와 상호공감 및 환대의 차원에서 이주민들과 상생 협력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한국 사회의 다문화성을 높임으로써,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과 성장 동력을 얻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한국 교회가 이 일에 더욱 앞장서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강 박사는 농어촌 거주민 개개인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액의 현금을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선교적인 차원에서 뒷받침해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강 박사는 "소멸위기에 놓인 농어촌을 살리기 위해 농업 종사 여부와 관계없이 지자체나 정부에서 농민과 비농민을 구분하지 않고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보편성) 사람들 개개인에게(개별성) 조건 없이(무조건성) 정기적으로(정기성) 일정액의 현금(현금성)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일도 해야 한다"라며 "농어촌기본소득은 한국 사회의 역동성을 저하시키는 소득 불평등과 상대적 빈곤율을 낮추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게 할 것이며, 장차 닥칠 기후 재앙으로 인한 식량위기를 극복하게 함으로써,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교회의 변신은 죄가 아니다
하나님은 농부시다

한편, <우리의 희망, 농부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백영기 목사는 "우리 삶의 자리요 일터인, 농촌의 교회와 목회는 변화하는 시대만큼 변신해야 한다. 교회는 완성된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다. 교회와 목회는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장이요 공동체로서 얼마든지 변화하고 변신해야 한다. 예수와 복음의 정체성으로 하나님 나라를 향한 지향성을 다양하게 풀어갈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백 목사는 "농지가 없고 농사를 하지 않음에도 모두가 추수감사절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누구나 밥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그만큼 땅과 음식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도시가 아니라 농촌이다. 도시 없는 농촌은 가능하지만, 농촌이 없는 도시는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농촌이 마침내 도시를 구원할 거야’라는 말은 일리가 있다"라며 "모든 생명과 존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와 양분이 모두 자연에서 온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농촌과 농촌 교회의 존재는 시대의 희망이며 최적의 요새가 틀림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농어촌 교회와 목회는 변화하는 시대만큼 변화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서 백 목사는 "우리 하나님이 농부라면, 우리도 마땅히 농부여야 한다. 예수께서 하나님을 농부로 표현하신 대목을 주목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면 된다"라며 "농부 하나님을 따라 농촌과 농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농부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기피 대상 1호나 살고 싶지 않은 곳이 아니라, 그곳이 잃어버린 에덴의 길목이며 하나님 나라의 기반이라는 자부심을 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백 목사는 "교회와 목회는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장이요 공동체로서 얼마든지 변화하고 변신해야 한다. 예수와 복음의 정체성으로 하나님 나라를 향한 지향성을 다양하게 풀어갈 수 있어야 한다"라며 체험농장, 생태학교, 농산물 매장, 민박, 농촌 스테이, 생태 캠프, 귀농과 귀촌 상담 등 농어촌 교회의 목회는 끊임없이 변신해 가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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