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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리와 신학

웨슬리에게 '기적'이란? "고난 받는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로운 사역"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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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슬리에게 기적은 하나님의 특별섭리였다. 하나님께서는 예술적인 방법으로 창조 목적에 따라 사람을 이끄시는데, 기적은 고난 가운데 있는 백성들을 섭리 가운데 특별하게 돌보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경이로운 사역의 표식이다."

 

서울신대 웨슬리신학연구소(소장:김성원 박사)가 지난 24일 오전 11시 온라인(ZOOM)으로 개최한 '6월 신학세미나'에서  발제자로 참여한 양정 박사(서울신대)는 '하나님의 기적이란 무엇인가: 존 웨슬리의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기적>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기적에 대한 웨슬리의 신학적 입장을 위와 같이 정리했다.

 

서울신대 웨슬리신학연구소가 지난 24일 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제공:웨슬리신학연구소)

 

성경에 나타난 '기적',
웨슬리는 그대로 믿었다

 

양정 박사(서울신대)

양 박사는 "오늘날 기적은 현대인들의 관심이요 또한 기독교인들의 지대한 관심이다. 답답한 현대인들은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지길 기대하며 기독교인들도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의 직접적인 간섭 중 하나인 기적이 일어나길 원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웨슬리는 성경의 기록된 기적을 그대로 믿었다. 성경의 기적의 사건들은 의심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나타내는 은혜의 사건들이며 그 기적 속에서 하나님의 경이로움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섭리하심도 보여주신다고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웨슬리의 시대는 성경의 권위가 도전받는 시대였지만 성경의 기록을 신화나 거짓이라고 들어 내놓고 말하는 그런 시대까지는 아니었다"라며 "웨슬리는 성경의 기적 기사들에 대해 의심을 던진 적이 없고, 성경의 기사사건들은 사실 하나님의 은혜를 전달하는 하나의 도구로 여겼다"라고 강조했다.

 

웨슬리가 기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확고한 '성경관' 때문이었다. 양 박사는 "웨슬리에게 성경은 모든 진리의 척도이며 구원의 안내자였다. 성경을 일점일획도 틀림없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여겼던만큼 성경 속의 기적 기사는 당연히 진리요 옳은 내용들과 사건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웨슬리는 성경 한 권의 사람이 되고 싶어 했고 성경의 내용은 당연한 역사적 사실로 확신했다"라고 피력했다.

 

 

때로는 자연법칙 초월해
베푸시는 하나님의 기적

 

양 박사는 "웨슬리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하여'라는 설교에서 하나님은 자연법의 일반적인 법칙에 자신이 제한되지 않고 그 법칙들을 정지시키거나 이탈되어 기적을 일으키실 수 있다고 주장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나님은 통상적으로 우리가 소위 말하는 자연의 법칙들을 따라 행동하시지만 그의 필요에 따라, 무엇보다 그의 사랑하는 백성들의 기도에 응답하며, 그들을 돕기 위해서 자연법칙들을 초월하거나 정지 또는 이탈하여 행동하시므로 기적은 인간들에게 경이로운 사건들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자연법칙,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전체의 법'은 아니다

 

그렇다면 웨슬리는 '자연법칙'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양 박사는 자연법칙을 이해한 웨슬리의 입장을 네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자연법칙들이란 하나님께서 피조물들을 다스리는 일반적인 법칙들이다. 자연의 통상적인 과정에서는 하나님은 일반적인 법칙들로 행동하신다.

 

둘째, 자연법칙들은 실제로 하나님이 전체의  세상을 다스리는 전체의 법은 아니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세세한 자연법칙들은 신비한 것이고, 아직 완전 계시가 안 된 것이다.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법은 인간의 지식으로는 알 수 없다. 웨슬리는 겸손하게 인간의 지식의 한계에 대해서 한탄하면서 하나님의 생각과 세상을 다스리는 법칙들을 우리는 다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셋째, 자연법칙들은 영원한 법칙들도 아니고 수시로 다른 것들로 인해 정지되고 변화될 수도 있는 일종의 한시법적인 것이다. 웨슬리에게 자연의 법칙은 영원한 법도 아니었고, 결정적이고 고정적인 법도 아니었다.

 

넷째, 자연법칙들은 일반적인 법칙으로 특별한 법칙들(기적을 포함한)을 포함하는 법칙들이다. 그래서 기적 등이 포함된 특별한 법칙들은 일반법칙들인 자연법칙들에게서 이를 정지하고 일탈하지만 논리상으로는 일반법칙들에게 포함되기에 서로 자체 존립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고 엄밀히는 일반법칙들에 특별법칙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완전한 피조세계,
'기적'이 필요했을까?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창조를 마치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셨다. '완전하고 완벽한 피조세계'다. 하지만 그와 같은 세계에 과연 기적이 필요했을까? 

 

양 박사는 웨슬리의 '완전'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기적에 대한 웨슬리의 신학체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웨슬리에게 있어서 완전한 피조체계에서 피조물의 완전은 상대적 완전 개념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떠나서는 완전할 수도 없고 오히려 불완전한 존재가 된다는 것. 모든 피조물의 완전은 상대적 완전이지만 하나님의 완전만 절대적 완전이다.  양 박사는 이 개념을 웨슬리가 사용한  정도(degree)와 종류(kind)라는 말을 사용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즉, 정도에서 완전은 질적 완전으로 하나님에게만 속한 완전이며, 종류에서 완전은 창조 시에 하나님이 정하진 피조물의 각 종류에게 다른 것으로 결정된 피조물에 있는 상대적인 완전이다. 하나님은 'degree(정도)'에서 완전하고 모든 피조물은 상대적으로 'kind(종류)에서 완전하다.

 

하나님이  그 피조물의 종류에 따라 정해놓은 완전은 다 다르기에 짐승은 인간에게 순종하므로 완전하고, 인간과 천사들은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인 사귐, 즉 예배에서 이 완전이 유지된다. 그러므로 피조물의 완전 상태는 종류별로 다르다. 초기의 피조물의 완전도 종류의 완전인 것이다.

 

하나님 곁에 있으면 '완전'
하나님 떠나면 '불완전'

 

양 박사는 "하지만 천사와 인간은 하나님과의 사귐을 떠나서 범죄하여 그들의 완전함과 행복과 생명은 끝나고 그들이 거주하는 세상은 자연재해가 존재하며 특히 인간은 죽음과 고통에 노출되고 말았다"며 "인간의 타락으로 우주는 재난과 고통에 빠지면서 하나님의 구원사역이 필요하게 됐다. 하나님의 특별섭리인 기적의 발생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가 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존 웨슬리는 우주를 포함한 모든 피조물의 세계는 오직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서만 그 완전함이 유지되는데 그 관계가 깨어지는 순간 피조물의 세계는 위험한 지경에 이르기에 기적을 포함한 하나님의 특별한 하나님의 도우심과 개입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기적' 안에
하나님의 인격성 나타난다

 

양 박사는 "웨슬리에 따르면 하나님은 어느 시간이나 공간에서 자유롭게, 그의 자유의지에 따라 자연법칙들에 예외가 되는 기적들을 행하실 수 있다"며 "그에게 하나님은 자연을 창조하셨지만 자연을 초월하시고 자연 속에 내재하심을 동시에 하실 수 있는 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난이 존재하는 세계에 하나님이 기적을 일으키시는 이유 중 하나는 하나님의 인격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격적인 하나님은 그와 올바른 사귐에 있는 자들을 돌보시고 기도에 응답하시기 위해 기적을 사용하신다"고 강조했다. 

 

즉, 웨슬리는 하나님께서 단순히 자신의 초자연적 능력을 나타내기 위해서 기적을 행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간구하는 자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할 목적으로 사랑과 자비의 기적을 행하신다고 여겼다는 것. 

 

기적, 지금도 일어날까?

 

18세기 이신론자들과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계몽주의와 이성주의, 그리고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을 받은 이들에게 기적의 연속성은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다.

 

하지만 양 박사는 "웨슬리는 성경이후 시대에도 하나님의 기적이 계속된다고 확신했다"며 "당연히 그는 성경에서 그 근거를 찾는다. 웨슬리는 어느 성경을 보아도 하나님이 그의  권위 있는  능력을 어느 시대에 제한하겠다고 언급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고 확신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웨슬리는 성경이후 시대에도 기적을 행하실 것을 하나님의 속성에서 추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웨슬리는 성경 속에서 백성들을 도우신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전능하심 그리고 지혜로우심이 당연히 성경 이후 시대에도 기적을 계속하신다고 봤다. 자비의 하나님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그의 백성들을 무관심하게 방치하지 않으시고 기적으로 그들을 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웨슬리는 자신의 사역현장에서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하면서 지금도 기적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부정하지 않았다"며 "웨슬리의 신관에 미뤄 볼 때, 인격적이고 전능하신 하나님은 당연히 성경시대에도 일하셨기 때문에 성경시대 이후에도 기적으로 일하실 것이며(이성), 웨슬리의 부흥사역에서 이런 기적이 체험(경험)되었기 때문에 기적에 대한 확신은 당연한 결론이다"라고 피력했다.

 

 

지금, 기적의 은사들은
왜 활발하게 나타나지 않나?
"하나님이 아닌 성도의 문제"

 

또한 양 박사는 "웨슬리는 성경에서 언급된 기적적인 은사들이 성경 이후 시대의 교회에서 활발하지 않은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콘스탄틴이 기독교를 인정하고 난 후, 교회의 성도들이 세속화되면서 믿음의 타락과 순수성의 퇴보가 일어나는데, 이와 같은 성도들의 세속적인 타락과 불신앙이 기적적인 은사가 일어나지 않는 것들의 주된 이유라고 웨슬리는 확신했다"라고 주장했다.

 

즉, 웨슬리는 하나님이 기적을 멀리하시는 것이 아니라 신도들의 믿음 약함이 하나님의 기적행함을 희귀하게 만드는 중요 요인으로 봤다는 것이다.

 

'기적' 추구하는 열광주의와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특히 양 박사는 "웨슬리의 기적 이해는 기적에 대한 열광주의와도 선을 그었다"며 "웨슬리를 따르는 일부 잘못된 무리들이 '열광주의자들'이란 말을 들을 만큼 기적과 특별한 은사들을 과대평가하여 성경보다 더 높은 위치에 놓아 그런 일들이 믿음과 진실함의 척도로 여기기도 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웨슬리의 부흥사역 집회에서 신비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 실제적인 부흥의 한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이것이 메소디스트들의 건전한 부흥에는 실제적인 장애물이 되고 있었다는 것.

 

양 박사는 "웨슬리는 성경의 계시된 진리는 반드시 기적으로 증명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며 "하나님의 진리는 그 자체로 분명하며 성경이 그 성경을 증거한다. 성경의 기적들이 많이 있지만 모두가 진리를 증명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고 모든 진리는 기적으로 그 계시된 내용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웨슬리는 이런 기적 열광주의자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기적과 기적적인 은사들은 하나님의 특별섭리라는 범주에서 그 자리를 잘 잡도록 인도했다"며 "또한 기적이 어떤 진리에 대한 표적이나 기독교신앙의 대표적인 교리들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성경이 모든 것의 척도이며 하나님과의 일상적인 사귐은 은혜의 일반적인 방법들을 통해 하는 것이 정석이지 특별한 방법만이 최고의 방법과 일상적인 방법이 아님을 주장했다"라고 피력했다.

 

 

웨슬리의 기적관,
그리고 신학적 평가

 

결국 웨슬리에게 있어 '기적'은 예상하지 못하게 일어난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하나님의 비상조치나 응급치료도 아니다. 또한 기독교 진리를 증명하는 유일한 도구도 아니다. 그에게 기적이란 "어려운 가운데 있는 그의  백성들을 특별하게 돌보시는 섭리 가운데 나타난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경이로운 사역의 표식"이다.

 

양 박사는 "웨슬리의 기적 이해는 신구교를 망라한 기독교 역사에서 기적을 너무 강조하는 것과 너무 경시하는 것에서 기적에 대한 이해를 균형 있게 정립해줬다"며 "하나님께서 지금도 경이롭고 아름답게 역사하시는 기적의 하나님 이해에 좋은 기준선을 제시해줬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양 박사는 웨슬리의 기적관에 대해 ▲성경중심적 이해로 기적의 복음적인 진리를 잘 나타냈다 ▲기적에 대한 신학자리를 잘 정립했다 ▲기적을 일반적인 은혜의 수단을 통해 접근하도록 권면하면서 실제적인 목회사역에 도움을 공급했다 ▲기적을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적인 사역으로 이해해 균형잡힌 기적관을 정립했다 ▲21세기에 새롭게 요구되는 올바르고 아름다운 섭리론 형성에 초석을 제공했다 등으로 평가했다.

 

이어 " 21세기의 개신교 안에서도 기적과 특히 기적의 은사들에 대한 양극단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지금도 자칫 감정적이고 미신적인 것을 기적으로 볼 수 있고, 아니면 기적을 경멸의 대상의 주제로 볼 수 있는 현 시대에 성결 교단을 비롯하여 모든 기독공동체가 '기적'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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