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와 '사회적 영성'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7. 12.
728x90
반응형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는 사회적 영성의 기원과 복원에 관하여 중요한 통찰을 준다. 사회적 영성은 한국기독교에 타자처럼 낯설고 불편한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됨을 위해 반드시 회복되고 구현되어야 할 가치임이 확인되는 셈이다." (문시영 박사)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문시영 박사의 <사회적 영성의 기원과 복원: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를 중심으로>,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 '기독교사회윤리', 제49집(2021년).

 

사회적 영성의 기원과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

 

문시영 박사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눅 10:25~37) 속에서 사회적 영성의 기원을 찾는다. 그는 '이웃되기'와 '타자되기'를 말하고 있는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는 공감과 환대의 윤리를 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문 박사는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는 한국기독교가 추구해야 할 사회적 영성의 기원이 될 수 있다며 한국기독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제자도의 복원을 통해 윤리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사회적 영성이란?

 

문 박사는 '사회적 영성'을 책임, 소통, 그리고 공감과 환대를 아우르는 것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그는 "물론, 사회적 영성의 개념과 범위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책임, 소통, 공감과 환대를 기독교윤리학에서 추구하는 사회적 영성의 전부라고 할 수 없다. 연대(solidarity), 정의, 평화를 비롯한 여러 관심사를 아우를 수 있으며 그 모든 것의 총화를 사회적 영성이라 고 말할 수 있다"라고 전제한다.

 

한국기독교,
"사회적 영성 낯설어한다"

 

하지만 문 박사는 "한국기독교는 외부로부터 사회적 영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족에 대한 지적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영성을 결여한 집단으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라며 "내부적으로도 사회적 영성에 대해 낯설어하거나 심지어 불편해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특히 "사회적 영성의 부족을 비판받는 것도 문제지만, 사회적 영성을 낯설어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라며 "한국기독교가 공감과 환대, 그리고 공적 책임과 소통을 위한 관심을 낯선 자 대하듯 외면하는 것은 사회적 영성에 대한 논의 자체를 생략하거나 차단하는 데로 귀결된다"라고 지적한다.

 

제자훈련은 있지만
제자도는 없다

 

문 박사는 "한국기독교는 제자도와 사회적 영성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놓치고 있다"라며 "제자훈련은 있으나 제자도 그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교회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으로 변질된 정황에서, 사회적 영성에 대한 관심이 희석되거나 생략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라고 진단한다.

 

이어 "한국기독교는 극단적인 내세지향적(otherwordly) 영성을 보이고 있으며, 번영의 복음에 집착하고 있다. 공적 책임과 소통, 공감과 환대는 낯선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사회참여적 성향을 지닌 신학의 전유물이라고 여기는 경향까지 포함된다"라며 "이러한 현실을 자성하면서, 사회적 영성을 제자도에 담겨 있는 가치이자 한국기독교가 구현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사회적 영성의 기원과 복원(혹은 현대적 적용)에 관심 가져야 한다"라고 촉구한다.

 

 

 

사회적 영성 기원이 되는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

 

그렇다면, 한국기독교가 '사회적 영성'을 낯설어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문 박사는 '제자도'와 연결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즉, 한국기독교는 '제자도'에 대해 친숙함을 갖고 있는 만큼 사회적 영성 함양에 필요한 제자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 박사는 "제자도에 근거한 '사회적 영성'의 모색은 사회적 영성이 한국기독교에 낯선 그 무엇이 아니라 본래적 관심사이어야 함을 말해줄 '플랫폼'으로 적합해 보인다"라며 "한국기독교에 낯설지 않고 친숙한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는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한 제자도에 사회적 영성이 내포되어 있음을 확인시켜줄 유력한 근거가 된다. 특히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근간으로 '이웃되기'를 교훈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통찰이 담겨있다.

 

'이웃되기'를 말하는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

 

문 박사는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의 핵심은 '이웃되기'다. 그는 "이웃 개념은 성경을 관통하는 주제로서 그 전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계명이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동일시하는 것은 우상숭배가 될 수 있으며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이웃사랑으로 환원
하는 것은 위험하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사랑하면서도 이웃을 사랑하지 않을 위험이 있으며 이웃을 사랑하면서도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거나 못할 우려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면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사회적 영성의 원동력임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그는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이웃 되기의 제자도'로 이어진다. 시혜적 의미의 이웃되기 혹은 도덕적 교훈에 그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는 이웃사랑을 시혜적이고 온정주의적인 관점에서 읽는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는 예수께서 요청하신 제자도에 속하며, 그 안에 공적 책임과 소통을 구현하는 이웃되기로서의 사회적 영성을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한다.

 

 함께 아파하는 '타자되기'
공감과 환대의 제자도

 

특히 "사회적 영성의 기원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도에 있다는 점에 기초해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이웃되기로 그칠 것이 아니라, 타자되기로 나아가야 한다"라며 "사회적 영성의 개념에는 '타자화된 자', '속하지 못한 자'에게 품는 배려의 감정과 그런 이들과 친밀함과 지지 감정을 나누는 공감의 감정에 기반을 둔 모든 실천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즉, 선한 사마리아인의 제자도을 '함께 아파하기의 타자되기'로 읽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문 박사는 공감과 환대의 윤리를 제자도와 연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 박사에 따르면 공감과 환대는 지난 기독교 역사 속에서 놓치고 있었던 요소다. 공감과 환대를 다루는 과정에서조차 기독교는 차별과 배제의 원인으로 지목당했기 때문이다. 교회사 전반에서 보여줬던 내부 반역자들에 대한 폭력적 억압, 국가 권력과 교회의 결탁 등은 교회의 중심부에 환대가 아니라 폭력이 있다는 인상을 줬다는 것.

 

따라서 그는 "공감과 환대를 논의하려면 기독교는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 그것은 또한 기독교가 복원해야 할 가치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리스도인의 identity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는 공감과 환대의 윤리로 읽어야 하고, 제자 공동체로서의 교회는 환대의 공동체를 추구해야 한다고 피력한 그는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는 그리스도인의 아이덴티티(identity)로 읽어야 한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타자의 얼굴에 의해 살인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자로서, 사경을 헤매는 타자를 구하는 행위를 통해 타자에 대한 유책성을 구현했다. 이것이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를 타자되기의 윤리로 읽어야 할 이유이다"라고 강조한다.

 

문 박사는 "결국 타자되기의 제자도는 공감과 환대에 관한 현대적 관심의 기독교적 응용이라기보다 기독교의 본래적 가치에 속하는 것이다"라며 "공감하고 환대하는 타자되기의 제자도는 예수 그리스도가 요청하는 가치이며 공적 책임과 소통의 이웃되기의 제자도와 더불어 한국기독교가 관심가져야 할 요소다"라고 피력한다.

한국기독교의 과제는
'사회적 영성'의 복원

 

그렇다면, 한국기독교는 어떻게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에서 보여준 사회적 영성을 복원하고, 현대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을까?

 

문 박사는 "공감과 환대의 사회적 영성을 회복하는것 자체는 중요하다. 하지만, 공감과 환대가 사회적 영성의 전부인 것은 아니다. 신학이 사회-정치적이고 문화적 맥락에서 형성되는 것처럼, 영성 역시 특정하고도 다양한 맥락 및 구체적인 요소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라며 "공적 책임과 소통, 공감과 환대를 포함하여 사회적 영성에 관한 더 많은 관심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하우어워스(Stanley Hauerwas)가 십자가의 정신을 '평화'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도 사회적 영성에 속할 수 있으며, 복음의 사회적 증인(social witness)됨에 관심하도록 촉구한다는 점도 관심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내면적, 교회적 영성에서
사회적 영성의 윤리개혁으로

 

하지만 "사회적 영성이 제자도에 근거한다는 사실은 성향의 문제를 넘어 그리스도의 제자됨을 추구하는 모두가 관심가져야 할 주제가 된다"라며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는 사회적 영성의 기원과 복원에 관하여 중요한 통찰을 주며, 한국기독교가 복원해야 할 과제가 된다"라고 강조한다.

 

이어 "공감과 환대는 물론이고 책임, 소통, 평화, 그리고 사회적 섬김까지 아우르는 문제의식은 기독교에 낯선 그 무엇이 아니라 본래적 가치에 속한다"라며 "한국기독교는 내면적 영성 및 교회적 영성에 제한되어 있을 것이 아니라, 사회적 영성의 회복을 통하여 윤리개혁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한다.

 

[문시영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I. 들어가는 말
II. 사회적 영성의 기원과 복원: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를 중심으로
 1. 사회적 영성의 기원과 복원을 향하여
 2. 사회적 영성의 기원: 선한 사마리아인 제자도
 3. 사회적 영성의 복원: 한국기독교의 과제
III. 나가는 말

 

문 박사의 연구논문 RISS 검색 - 국내학술지논문 상세보기

 

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1a0202e37d52c72d&control_no=8029d2731777879db36097776a77e665

 

www.riss.kr

 

 

 


<Copyright데오스앤로고스 /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