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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리와 신학

복음주의와 공공신학, 한국교회에 필요한 공공신학은?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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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연구(47) * 


 

 

 

"복음주의 공공신학의 본질은 '성육신 신학'에 있다." (조영호 박사)


조영호 박사(안양대)는 "복음주의 공공성의 담보와 공공 지성 양성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지성으로 찬양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의 아름다움을 긍정하는 것이다"라며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가 성육신하셨다는 것이다. 성육신 신학이 복음주의적 공공 신학의 본질을 이야기한다"라고 주장한다.

 

조 박사는 복음주의와 종교개혁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복음주의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 특히 공공성 상실에 대한 비판을 근거로 복음주의 신학을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파악한다.

 

또한 공공신학자인 맥스 스택하우스(Max Stackhouse)와 스텐리 하우어워스(Stanley Hauerwas)의 공공신학을 중심으로 복음주의가 제기하고 있는 공공신학의 문제와 방향성을 논의하면서 한국 복음주의 신학과 복음주의 교회의 역할을 제안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조영호 박사의 <복음주의와 공공신학>,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조직신학연구', 제27호(2017.12).

 

 

복음주의란 무엇인가?
'하나님 말씀' 권위 최우선

 

조 박사는 "복음주의는 현재 '정체성 혼란'과 '비전의 상실' 등의 위기를 겪으면서 정체성과 비전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을 찾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라며 "복음주의는 획일성보다는 다양성 안의 일치, 혹은 일치 속의 다양성을 지향하는 신학운동이다. 따라서 복음주의를 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복음주의는 체험을 강조하는 신학적 경향과 교리를 강조하는 신학 경향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다양성 안에서 확장되고 있는 복음주의는 어느 신학적 경향을 지니고 있든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권위를 인정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한다.

 

복음주의 뿌리는 종교개혁
'복음전도, 선교, 공공성' 확대

 

조 박사에 따르면 종교개혁의 기초인 오직 성경, 오직 은총, 오직 믿음의 원리는 복음주의의 근원이자 정체성의 중심을 이룬다. 특히 복음주의는 자신의 특징으로 이신득의 교리와 오직 성경이라는 종교개혁의 중심 주제를 공유한다.

 

그러나 조 박사는 "복음주의는 종교개혁 신학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신학적 관심사를 확대시켰다"라며 "복음주의가 종교개혁 신학을 보충하고 확대한 부분은 복음전도와 선교 그리고 '공공성'이다. 특히 공공성 혹은 사회적 영역에 대한 발견은 현대 복음주의자들의 신학적 질문인 동시에 공로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이 제시한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분석한다.

 

 

'공공성'을 말한 복음주의
하지만 '위기'에 봉착했다
공공성 기독교윤리 제시 못해

 

조 박사는 "현대 복음주의는 1940년대 근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출발하면서 공공성에 관심을 갖는 신앙운동을 전개했다"라며 "복음주의는 자유주의 신학과 근본주의 신학 양자와 거리를 두고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제3의 길을 모색했다. 이러한 모색을 통해 현대 복음주의는 사회적 무관심, 다시 말해 ‘공공성 상실’와 ‘반지성주의’에 대한 신학적 문제를 제기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조 박사는 풀러신학교 칼 헨리(Carl F. Henry)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복음주의는 세상의 악을 실제적으로 해결할 사회적 프로그램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하다. 또한 인본주의 혹은 박애주의를 상실해 버렸다"라고 분석한다.

 

즉, 복음주의는 공공성의 문제, 사회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실로 인하여 복음주의는 기독교 윤리도 상실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조 박사는 "복음주의 안에 나타는 반지성주의라는 지배적이고 지속적인 영향력은 궁극적으로 기독교의 가치를 상실하고 복음의 능력을 상실하고 신학적 윤리적 언어를 상실하게 하였다. 이러한 상실의 경험은 결국 기독교의 주변화를 촉구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활동에 관한 기독교적 관점을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학문적인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삶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과 가치의 추구는 지성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며 그리스도교를 다시 세상의 중심에 세우는 일이다. 따라서 오늘 우리의 신학적 과제는 공공 영역에 대한 복음주의적 이해와 대안 제시다"라고 강조한다. 

 

복음주의적 공공신학이란?

 

결국 교회와 사회의 관계는 교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사회와 의사소통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제가 오늘날 공공신학이 지니고 있는 중요한 신학적 문제인 것이다. 결국 복음주의가 추구하는 공공신학은 교회 밖 영역을 향한 관심과 더불어 교회의 교회됨에 대한 관심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조 박사는 이러한 방향성을 '복음주의적 공공신학'이라고 말한다. 그는 "복음주의적 공공신학이란 기독교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사회의 공적인 일에 기독교적 대안을 지시하는 신학이다. 그러므로 공공신학은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공공의 영역, 즉 우리들의 일상적 삶의 영역 안에서도 기독교적 가치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하는 신학을 말한다"라고 설명한다.

 

 

교회 중심인
하우어워스의 '내향적 공공신학'

 

조 박사는 이와 같은 복음주의적 공공신학의 근거를 설명하기 위해 교회의 교회됨, 즉 내향적 공공 신학을 전개하는 S. 하우어워스와 교회 밖을 향한 외향적 공공 신학을 주장하는 M. 스택하우스의 공공신학에 대해 설명한다.

 

조 박사에 따르면 하우어워스는 교회를 행동주의 교회(교회를 내부에서 개혁하는 일보다는 참여를 통한 사회 변화에 먼저 관심을 갖는다), 회심주의 교회(교회가 사회구조를 아무리 개혁할지라도 인간의 죄의 결과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 고백 교회로 나눈다. 

 

즉, 하우어워스의 공공신학은 교회됨을 일차적 과제로 이해하는 구심적인 교회 중심적 공공신학과 윤리다. 반면, 스택하우스는 교회 밖을 향하는 원심적 공공신학의 모습을 보여준다. 

 

세계화, 다문화에 관심 갖는
스택하우스의 '외향적 공공신학'

 

스택하우스는 공공 신학을 "공적인 논쟁들이나 문화, 사회, 과학기술, 경제, 정치에 관한 문제들을 다루고자 하는 신학의 한 종류이며, 또한 비기독교 전통들이나 사회과학, 역사 과학들과 더불어 비판적인 대화를 하고자 하는 신학의 한 종류다"라고 정의한다.

 

조 박사는 "스택하우스의 입장은 타 공동체와의 통약 불가능성을 주장하며 '교회다움'을 주장하는 하우어워스와 다르다"라며 "스택하우스가 추구하는 공공 신학은 세계화 혹은 다문화 사회에서 수용성과 적합성을 지니고 있는 대안적 윤리 신학이다"라고 설명한다.

 

즉, 스택하우스는 복음의 영역을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오히려 '복음의 공공성'을 이야기 한다. 

 

조 박사는 "스택하우스는 기독교 신앙을 교회 안의 신앙 공동체에게만 한정 지으려는 시도를 거부한다. 이는 공공 신학이 올바른 윤리적 실천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것이 기독교 공동체의 범위를 넘어 다른 공동체에게도 수용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공동선과 진리를 위해 다문화 사회에서 실천 가능성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스택하우스는 성경과 전통, 이성과 경험을 공공신학의 권위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 네 가지 권위에 근거하여 자신의 공공 신학의 원리들을 구성한다. 즉, 스택하우스의 공공신학의 원리는 1) 창조와 해방 2) 소명과 언약 3) 도덕법, 죄, 자유 4) 교회론과 삼위일체다.

 

한국교회 공공성 문제
'신학 언어'를 상실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공공신학을 제대로 추구하고 있을까?

 

조 박사는 "현재 한국교회는 더 이상 공론장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교회가 제시하는 대안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교회 신뢰도는 현재 바닥을 치고 있다"라고 진단한다.

 

그 이유에 대해 조 박사는 공공성의 상실과 기독교 공공 지성의 부재를 들었다.

 

'세월호'를 통해 한국 신학과 교회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주장한 그는 "우리는 언어를 상실했다. 언어를 상실한 신학은 더 이상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언어를 상실한 교회는 교회의 영적 도덕적 기능이 정지했음을 침묵으로 웅변한다. 한국 복음주의 신학과 교회는 궁핍한 시대를 맞이했다"라고 지적한다.

 

조 박사는 "교회는 공동선의 제안은 커녕 오히려 공론장에서 시민들과 어울릴 수조차 없는 형편없는 도덕성과 구조적 악에 대한 무관심, 방관, 협조로 인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라며 "교회는 공동선의 제안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듯 보이며 심지어 스스로의 자정능력마저 상실한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특히 '신학 언어의 상실 문제를 지적한다. 조 박사는 "공론장에서 우리의 이야기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통용될 가치가 없는 것이 되었다. 혹, 사회구성원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자 해도 번역되지 않은 종교적 언어의 과도한 사용과 논리 구조에 의해 의사소통의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라고 진단한다. 

 

결국 언어 상실의 현상은 교회와 복음주의 지성을 공동선의 제안자로서뿐 아니라 공론장에 속한 일원으로서의 자질까지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회의 공공신학
"제3의 길을 찾자"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 박사는 "한국교회는 어느 때보다 공공성을 담지하며 공공 영역에 활발히 진출해 공동선을 적절하게 제안할 필요가 있다"라며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기독교적 공공 지성을 양육하고, 이들이 청지기적 리더십 혹은 사회적 제자도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기독교적 싱크탱크 혹은 정책 연구소를 만들어 지원해야 한다"라고 촉구한다. 

 

그는 "교회는 기독교적 공공 지성을 통하여 공론장에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적 방식과 합리적인 대화 가능성을 통해 기독교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공론장이 수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또한 "복음주의는 공공 영역을 회복하기 위해 잃어버린 언어를 회복해야 한다. 언어의 상실은 모든 것을 상실한 것이다. 언어는 정체성을 구성하고 표현한다. 따라서 언어가 없이 기독교는 기독교의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표현할 수 없다"라며 "교회가 찾아야 하는 언어는 변화된 시대와 사회가 질문하는 인간 심연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실존적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언어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조 박사는 하우어워스와 스택하우스의 내향적 공공신학과 외향적 공공신학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 박사는 "우리의 신앙과 찬양은 사적 영역을 넘어 공공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성육신적 공공 신학은 우리의 신학을 일상화 생활화할 뿐 아니라 사람살이를 보듬는 신학을 향하도록 할 것이다"라며 "복음주의 공공신학의 본질은 성육신 신학에 있다"라고 정리한다.

 

[조영호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1. 서론
2. 복음주의, 종교개혁에 맞닿다
 2.1. 복음주의란 무엇인가?
 2.2. 복음주의에 대한 신학적 이해
 2.3. 복음주의의 뿌리로서의 종교개혁
  2.3.1. 하나님 말씀 중심의 신학
  2.3.2. 십자가 신학
  2.3.3. 복음주의와 종교개혁의 관계
3. 복음주의, 공공성을 말하다.
 3.1. 칼 헨리의 공공성 상실 비판
 3.2. 마크 놀의 반지성주의 비판
4. 복음주의, 공공신학을 말하다
 4.1. 하우어워스의 공공신학
 4.2. 스택하우스의 공공신학
5. 공공 신학, 한국교회를 말하다.
6.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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