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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역사와 신학

기도의 신학ㆍ경건의 실천(1) - 길선주

by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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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연구(3) * 


 

길선주와 기도의 영성 / 허호익 박사

 

2015년 2월 13일 기사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지난 2월 9일부터 10일까지 ‘기도의 신학, 경건의 실천’을 주제로 제18회 연구위원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길선주, 이용도, 손양원, 한경직, 문준경, 함석헌, 이현필, 문익환 목사 등을 비롯해 조나단 에드워즈, 웨슬리, 볼룸 하르트, 본회퍼, 루터, 칼뱅, 카타리나 쉬즈 젤, 존 오웬, 슈페너 등 세계 및 국내 개신교 전통에서 기도의 신학과 경건을 실천한 신앙선배들의 신앙과 신학을 조명했다. 이에 본지는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를 중심으로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바라본 과거 신앙위인들의 기도의 신학과 경건의 삶의 모습을 간단히 정리하며, 한국 교회에서의 적용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길선주와 기도의 영성>
허호익 교수(대전신대, 조직신학)

# 길선주의 기도의 신학

영계(靈溪) 길선주(1869~1935)는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의 주역이었다.

초기 한국 교회 사경회는 언제나 성경공부와 함께 집중적인 기도를 병행했다. 1898년 2월(음력 1월) 강진교회에서 31명의 교인이 참석한 가운데 겨울사경회가 열렸는데, 리길함(Lee) 목사와 휘트모어(Whitemore) 목사의 보고에 의하면 이 때 새벽기도회가 시작됐다고 한다.

 


사경회 기간 중에 하던 새벽기도를 매일 새벽기도로 장착시킨 사람이 바로 길선주다. 그를 평양대부흥운동의 주역으로 만든 원동력도 사실 그의 기도에서 나왔다. 길선주처럼 기도에 생명을 건 사람도 드물 것이다.

 

매일 새벽기도회를 시작했고, 평생 매일 한 시간 이상의 보통기도와 매주 사흘씩의 금식기도와 매년 1주일 간의 금식기도를 세상 떠날 때까지 계속했다. 그는 자신의 형이 주님께 돌아오기 전 그의 회심을 위해 20년을 기도했다.

길선주는 기독교에 입문하기 전 9년 동안 선도 수련을 하면서 고행적인 기도생활에 전념했다. 그는 매일 새벽마다 기도했고, 심산유곡을 찾아다니면서 21일, 49일, 100일에 걸쳐 불면불후의 기도에 전념했으며, 사(邪)가 틈타지 않게 심혈을 기울였으며, 잠을 쫓기 위해 엄동설한 얼음물로 목욕하고, 밀심지에 불을 붙여 손가락 끝을 지져가며 기도에 전념했다.

기도는 주로 참선과 유사한 묵상기도와 주문(呪文)을 반복 암송하는 것이었다. 결국 기독교로 개종 후에도 하루 세 번 기도했고, 새벽기도 후에는 요한계시록을 암송하고, 선도 수련식 체조로 몸을 달련했다.

평신도가 1년 365일 매일 새벽마다 기도하는 신앙의 전통이 여기서 출발한 것이다. 불교에서도 3~5시 사이의 새벽예불이 있지만 이는 승려들에게 국한된 것이고, 가톨릭에서도 성무일과에 따라 새벽기도가 있으나 이는 성직자인 사제나 수사들에게만 해당되는 종교의식이다.

 

 

그러나 한국개신교는 세종교사의 유례가 없는 모든 신자들의 새벽기도라는 새로운 신앙의 전통을 세운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초기 한국 교회는 새벽기도, 철야기도, 위국기도회 등등으로 많은 기도집회를 가졌다. 1907년 평양대부흥회 기간 동안 나타난 새로운 특징은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된 ‘통성기도’였다. 통성기도는 통일된 기도였고, 각자가 자기의 은밀한 죄를 회개하며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는 ‘성령의 말할 수 없는 탄식’(롬 8:26)과 더불어 통회 자복하는 ‘통곡의 기도’였다.

그래서 모든 이들이 ‘성령 안에서 서로 교통’(고후 13:13)하며 함께 드리는 기도가 하나님께 상달돼 수직적 소통과 수평적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통의 기도’였다.

평양대부흥운동의 또 다른 특징은 사적 회개기도에 이은 죄의 공개적 고백이었다. 1907년 1월 15일(화) 마지막 날에 길선주 장로는 “나는 아간과 같은 사람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약 1년 전 한 친구가 임종하면서 가족을 돌보아 달라고 맡긴 “미화 100불 상당의 금액을 나는 사취했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일을 방해해온 것입니다. 내일 아침에 그 돈 전액을 미망인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라고 공언했다.

그 후 이러한 공개적인 죄의 고백이 이어졌다. ‘나는 죄인입니다’라는 존재론적 죄의 고백과 함께 그가 지은 구체적인 행위론적 죄가 함께 고백된 것이다. 교인들은 개인적인 수치나 사람들의 경멸이나 법적인 제재나 심지어 죽임을 당하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죄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자신들의 죄를 담대히 고백했다.

 


부흥운동 기간 중 자백한 죄 중에는 살인이나 간음, 절도, 횡령, 거짓말, 질투 등과 같은 개인적인 죄들이 많았지만 기독교가 들어오기 이전에 ‘죄의식’없이 행해지던 ‘봉건시대의 습관적 행위들, 예를 들면 축첩과 조혼, 노비제도, 술과 담배 같은 것들이 새롭게 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축첩과 조혼, 노비제도와 반상의 차별 같은 봉건사회의 가부장적이고 구조적인 모순을 죄로 고백하고 이를 철폐하거나 중단했다. 대부흥운동은 개인적인 죄만을 회개한 것이 아니라 수천년 내려 온 ‘사회구조적인 악습’을 성서의 직관적인 가르침에 따라 ‘하나님 앞에서의 죄’로 인식하고, 공개적으로 회개하고 고백했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했다는 것이다.

# 길선주의 목회적 기도

길선주는 장대현교회를 목회하면서 신앙 실천사항으로서 기도, 성경공부, 전도, 교회출석, 헌금 등을 장려했다. 목사가 해야 할 기도는 은밀한 기도(마 6:6), 묵상기도(요 1:48, 창 24:63), 새벽기도(시 88:13), 그리고 언제나(시 86:3, 살전 5:17) 기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제5회 노회에서는 ‘교회형편’을 보고하면서 “집안 식구끼리 시간을 작정하고 개인기도도 하며, 몇 날 동안 날을 결정하고, 특별기도회도 하며, 교인끼리 동맹기도도 하며 직분끼리 특별기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놀라운 것은 가정예배의 기도주제를 매일 다르게 정해 기도의 폭을 넓히려고 했다는 점이다. 월요일은 식구를 위해, 화요일은 친족(신자, 불신자)를 위해 수요일은 친구를 위해, 목요일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금요일은 교육기관과 자선 사업기관을 위해 토요일은 해외에 있는 동포와 혁명 유지들을 위해 일요일(주일)은 국내 교회와 국외 교회, 세계 교회를 위해 기도한 것이다.

 

 

# 한국 교회의 적용

통성기도의 목적은 우리의 죄를 사하고,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해달라”(시 51:10)는 정화(淨化)의 기도다. 대부흥운동 기간에 시작된 통성기도와 회개기도에 상응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새벽기도, 철야기도, 산상기도, 금식기도 등 여러 양식의 기도를 강조한다. 하지만 대부분 “영혼이 잘되고 범사가 잘되고 강건하기를 원한다”는 사적이고 기복적인 간구나 교회의 성장이나 건축을 위한 목회적 간청기도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물론 필요하지만 이러한 기도에 집착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인적이고 개교회적인 간구와 더불어 한국 교회와 한국 민족이 당면한 문제들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위기들에 대한 공적인 기도를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한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영적 대화’다. 우리가 하나님과 영적 대화를 할 때, 우선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을 들으려는 자세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듣는 기도’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간청이 이루어지는 것을 응답받는 기도로 역설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시고 기뻐하시는 뜻’(롬 12:2)을 분별하기를 구하기보다는 우리의 세속적인 요구를 하나님께서 기적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 주시기를 강요하고, 고집하면서 그것이 대단한 신앙인 것처럼 칭송한다.

 

 

바울이 육체의 가시가 내게서 떠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을 때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고후 12:7~9)고 하나님께서 거절하신 것도 기도의 응답이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욕심에 눈이 어두워 이기적 간구를 할 때, 이를 거절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알아듣는 것도 듣는 기도이며, 응답받는 기도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한국 교회 성도들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기도와 삶, 신앙과 삶의 불일치다. 기도하는 내용과 삶의 내용이 너무 판이하다는 것이다. 새벽기도를 열심히 하고 나온 교인들이 교회 앞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일제히 교차로를 건너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는 선교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다. ‘무시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는 것’과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을 통해 기도와 삶의 일치를 지향해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행해야 한다. 기도와 일상의 삶의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

쉴라이어마허가 말한 것처럼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늘 하나님을 ‘순수하게’ 의식하고, 하나님을 ‘절대 의존하는 것’이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기도와 삶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 신앙의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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