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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성경과 신학

구약성경은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볼까?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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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은 동성애와 관련 심리적 상태가 아닌 실천으로 옮겨진 외적 행동을 다룬다. 따라서 동성 간의 친밀함이나 애착심 자체를 명확히 정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욕구를 이성 간의 육체적 사랑과 같은 형태로 옮기는 일은 의심할 나위 없이 하나님의 창조 질서의 위반행위, 죄(불법행위)이자 가증한 일(신성모독)로 간주한다." (유선명 박사)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유선명 박사의 <동성애 관련 구약본문의 핵심논점>, 개혁신학회, '개혁논총', 제43권(2017년).

 

"넘지 말아야 선은 있다"

 

유선명 박사(백석대)는 "동성애 이슈는 해석자의 선이해 혹은 진영적 관점의 차이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이슈들 중 하나이지만 해석자의 신념이 지배할 수 없는 사실들, 즉 역사와 성경문헌의 데이터들이 있기에 해석자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은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동성애를 찬성하든 반대하는 동성애 논거로 사용되는 구약성경의 해당 구절들은 의외로 소수다. 직접적으로 동성애적 상황을 언급한 구절은 아래와 같다.

 

 

동성애 언급된 구약성경

 

유 박사는 동성애 상황을 언급한 구약성경 구절을 두 가지로 분류했다. 성폭력 상황에 드러난 동성애 욕구(창세기 19:1-13<소돔>, 사사기 19장<기브아>)와 레위기 성결법전의 동성애 금지(레위기 18:22; 20:13)이다. 

 

(1) 창세기 19:1-13(소돔)

"그들이 눕기 전에 그 성 사람 곧 소돔 백성들이 노소를 막론하고 원근에서 다 모여 그 집을 에워싸고 롯을 부르고 그에게 이르되 오늘 밤에 네게 온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 이끌어 내라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창 10:4~5)

(2) 사사기 19:1~30(기브아 사건:어떤 레위 사람과 그의 첩)

"그들이 마음을 즐겁게 할 때에 그 성읍의 불량배들이 그 집을 에워싸고 문을 두들기며 집 주인 노인에게 말하여 이르되 네 집에 들어온 사람을 끌어내라 우리가 그와 관계하리라 하니 집 주인 그 사람이 그들에게로 나와서 이르되 아니라 내 형제들아 청하노니 이같은 악행을 저지르지 말라 이 사람이 내 집에 들어왔으니 이런 망령된 일을 행하지 말라"(삿 19:22~23)

(3) 레위기 성결법전

"너는 여자와 동침함 같이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레 12:22)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레 20:13)

 

성폭력 상황에서의 동성애
수정주의 해석이 놓친 것은?

 

수정주의는 소돔의 죄가 동성애가 아닌 불친절, 즉 손 대접이라는 명예 규율의 위반이라는 주장을 대체로 주장한다"라고 설명한 유 박사는 "두 본문은 손 대접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손 대접이 그 문화와 성경문헌 속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스라엘 사회에서 손 대접은 최상위에 가까운 덕목이었으며, 주인과 손님은 피차 역할을 따라 관대한 대접과 공손한 참여를 기대했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 불행한 결과가 초래되기도 했다"라고 주장한다.

 

유 박사는 "수정주의의 또 한 가지 해석기제는 소돔과 기브아의 사건들을 본질상 폭력의 문제로 다루는 것이다"라며 "만일 구약성경이 정죄한 것이 동성 간의 성행위가 아닌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 수반된 폭력성이라 규정하게 되면 오늘날 많은 동성애 커플들은 강요되지 않은 자발적 애정관계에 있으므로 구약성경의 '동성애 정죄'는 적실성을 상실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한 근거가 빈약해질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그러나 위의 두 본문은 폭력이라는 한 가지 죄가 동성 성행위라는 다른 죄에 더해진 정황을 그리고 있을 뿐,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묵인하는 그 어떤 암시도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소돔인들의 죄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손님을 환대하는 대신 그들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 성욕 충족을 시도한 폭력성에 있음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욕구가 남성을 향한 동성애적인 것이었음도 엄연한 사실이다"라고 주장한다.

 

 

 

동성애, 강간보다 더 나쁜 악행

 

유 박사는 "창세기 및 사사기 본문을 동성애가 아닌 폭력성의 문제로 환치시키는 해석의 한계는 명확하다. 두 본문에 공통되는 문제 상황은 일차적으로 동성애적 욕구이며, 이것은 그 잠재적 가해자들이 원했던 동성애적 집단강간이 실행 단계에서 좌절되었다는 결과와는 별개의 문제다"라고 주장한다.

 

또한 "그들이 자신들의 마을을 찾은 방문자를 환대 대신 착취의 대상으로 삼으려 한 것은 그 자체로서 수치스러운 짓이며, 구약율법만이 아닌 고대 근동의 일반적 풍습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명백한 악행이다. 그러나 그들의 폭력성을 강조하느라 그 폭력성을 촉발한 욕구의 본질이 성적인 것이었음을 간과하는 것은 본문에 대해 정직하지 않은 해석이다"라고 주장한다.

레위기 성결법전과 동성애

 

레위기 18장, 20장은 모두 성결법전에 속한다. 특히 동성 간의 성행위는 심각한 일탈행위로 명시되어 있다. 

 

유 박사는 "수정주의 해석을 시도하는 이들은 이 본문에 언급한 남성 간의 성행위도 강자(남성 역할, 즉 삽입하는 편)의 약자(여성 역할, 즉 삽입당하는 자)에 대한 착취행위라고 주장한다"라며 "강자가 약자라는 차원에서 두 남성 간의 합의된 관계가 아니라 일방적 역학관계 즉, 권력의 비대칭성을 전제로 했으며 그것이 바로 '혐오스러운 일'의 본질이라는 것으로 주장한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는 "그러나 이 본문이 금하는 것이 권위의 비대칭성 즉, 사회적 강자에 의한 약자의 성적 착취의 문제로 한정된다고 볼 근거는 전혀 없다"라며 "구약시대 고대 근동뿐 아니라 그리스-로마 문명권에서도 자발적 동성 성행위는 빈번하게 이루어졌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레위기 본문은 동성 간의 성행위를 두고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별해 보는 시각이 전혀 없다"라며 "레위기 20:13에서 묘사된 성행위에 대해 저자는 그 두 사람이 가증한 일을 저질렀고, 그들의 죗값이 그 두 사람에게 있으므로 둘 다 사형으로 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선언한다"라고 강조한다.

 

동성애, '가증한 일'은 무엇인가?

 

유 박사는 소돔의 죄에 대한 에스겔 선지자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레위기 두 본문에 명시된 '가증한 일'(히, 토에바)은  윤리, 제의, 그리고 성적 일탈에 두루 걸쳐 있으며, 몇몇 구절에서 토에바가 성적 범죄를 특칭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네 아우 소돔 곧 그와 그의 딸들은 너와 네 딸들의 행위 같이 행하지 아니하였느니라 네 아우 소돔의 죄악은 이러하니 그와 그의 딸들에게 교만함과 음식물의 풍족함과 태평함이 있음이며 또 그가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도와 주지 아니하며 거만하여 가증한 일을 내 앞에서 행하였음이라 그러므로 내가 보고 곧 그들을 없이 하였느니라"(에스겔 16:48~50)

 

유 박사는 "그토록 혐오스러운 죄의 목록에서 성적 일탈행위들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라고 평가하면서 "레위기 법전에서 동성 성행위에 대한 처벌은 백성에게서 끊어지는 것이었다. 이는 하나님과의 영적 단절, 하나님과의 친밀한 사귐을 상실하는 영적 죽음과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하나님 형상으로서의
올바른 '성 정체성'

 

유 박사는 동성애와 관련된 구약성경 구절들을 해석할 때는 단순한 성윤리 규례를 넘어 좀 더 본질적인 이슈, 즉 구약성경의 인간이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형상'은 무엇일까?

 

유 박사는 "지성도 언어도 영성도 아닌, 남자와 여자로 창조된, 즉 성 정체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이 인간에게 부여된 하나님 형상의 구체적 발현이다. 인간은 남성과 여성으로서 창조되었고, 남성과 여성으로 각기 준비되어 그에 맞는 삶을 영유할 때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온전히 구현하게 된다"라고 주장한다.

 

특히 "창세기 2장의 인간창조 기사는 우주창조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질서 부여 행위인 '분리하다'(히, 힙딜)를 염두에 두어야 바르게 이해된다"라며 "하나님은 아담이 홀로 있음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하와를 지으신다. 남녀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둘이 한 몸을 이루어야 온전해지는 짝임을 알려주신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남녀는 사회적 구분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질서다

 

유 박사는 "구약성경은 남성 간에 성행위가 일어나는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죄(불법행위)이자 가증한 일(신성모독)로 간주한다"라며 "남성 간의 성행위는 결코 남녀 간의 성행위를 대체할 수 없는, 근본적으로 결여 상태에 있는 행위이다"라고 주장한다.

 

또한 "구약성경이 여성 간의 성행위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신학적, 논리적 확장에 의해 여성 간의 성행위 역시 동일한 판단하에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유 박사는 "21세기 동성애에 관한 구약성경의 가르침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성도들의 신학적, 혹은 사상적 입장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지만  구약성경은 남성과 여성의 성적 구별은 단순히 사회적 역할이나 양자 간의 임의적 합의에 의해 결정할 수 있는 역동관계가 아니라 창조주의 의도에 의해 이미 결정된 존재적 상수임을 잊지 말라"라고 당부한다.

 

친밀함은 정죄 불가능
그러나 육체적 관계는 죄악이다

 

특히 "구약성경의 가르침 자체는 심리적 상태가 아닌 실천으로 옮겨진 외적행동을 다루며, 따라서 동성 간의 친밀함이나 애착심 자체를 명확히 정죄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적 욕구를 이성 간의 육체적 사랑과 같은 형태로 옮기는 일은 의심할 나위 없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위반행위이자 하나님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죄이다"라고 강조한다.

[유선명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1 들어가는 말: 해석 작업의 긴박성
2 성폭력 상황에 드러난 동성애 욕구(창 19; 삿 19)
 2.1 주도적 이슈: 손대접인가 동성애인가
 2.2 죄의 요체: 폭력인가 동성 성교인가
3 레위기 성결법전에서 동성애 금지(레 18:22; 20:13)
 3.1 동성 성행위의 본질
 3.2 동성 성행위의 평가
 3.3 동성 성행위의 댓가
4 하나님 형상으로서의 성정체성
5 나가는 글

 

유 박사의 연구논문 RISS 검색 - 국내학술지논문 상세보기

 

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1a0202e37d52c72d&control_no=d40ed7deb07f7723b7998d826d417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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