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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한국교회

교회 성폭력, 정말 대책 없이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by 데오스앤로고스 2022.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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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노회가 성폭력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고 결국 사건이 은폐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성폭력에 대한 세부적인 교회법이 없고, 교육의 부재로 문제 인식이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 박신원 실장(기독교반성폭력센터)

 

"성폭력과 성추행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목회자들과 교회 리더십 그룹의 교육을 시킬 수 있다면, 그리고 그러한 프로그램이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면, 앞으로 교단이 교회 외연 단체와 손을 잡고 선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이국진 목사(전주 예수비전교회)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지난 4월 12일(화) 오전 11시 공간새길에서 '노회, 교회를 살리는 희망이 돼라!'는 주제로 '2022 교단 변화를 위한 정책제안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교회 내 성폭력과 관련해서 발표한 박신원 실장(기독교반성폭력센터)과  교회 성폭력 문제를 바라보는 현장 목회자인 이국진 목사(전주 예수비전교회)의 말이다. 

 

 

 

 

 

 

교회 성폭력 문제
"왜 은혜로운 방법만 고집하는가?"

 

 

'교회 성폭력은 있다! 대책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박신원 실장은 "교회를 오래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목회자와 관련된 성 추문이나 불쾌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교회 언니들의 고백을 들어봤을 것이다. 교회 성폭력은 한국교회의 오래되고 만연화된 이야기다"라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교회 성폭력의 오랜 역사에 비해 이에 대한 해결은 한결같이 '은혜로운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사건이 무마되고 피해를 감추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회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장 절실하게 호소하는 해결은 가해자의 교회 내 징계와 재발 방지를 위한 교회의 대처이다. 이러한 요구는 신앙적 순수함이 이용당하고 교회의 권위가 악용된 것에 대한 분노와 공동체 내 또 다른 누군가 같은 성폭력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교단의 성폭력 대책은 과연?

 

 

그렇다면 각 교단은 교회 성폭력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을까? 박 실장은 "현재 한국교회에서는 감리회 이외에는 성폭력을 죄과로써 명시하지 않고 있다"라며 "예장 통합과 예장 고신의 경우 국가 재판의 결과를 인정하고 있으나 이 역시 공동체 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피해자가 사법적 고소를 진행해야만 하는데 이는 평소 세상의 법정에 고소하는 것을 지양하는 교회의 논조와는 모순적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성폭력 피해자의 고립감 해소와 교회 내 해결을 위한 정보제공, 실질적 지원을 위해서는 교회 성폭력 피해자들이 지지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원기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감리회는 양성평등위원회에서 간헐적으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다 2019년 8월, 감리회 성폭력 상담센터를 홈페이지에 개설했다.

 

예장 통합의 경우 2017년 총회 교회 성폭력 대책위원회를 신설했다. 기장은 2018년 9월 성폭력 대책위원회를 설치하여 성폭력 피해를 접수받고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회 성폭력 대책,
"절망적이다"

 

 

한국교회는 성범죄가 교회에서 발생했을 때 과연 잘 대처할 수 있을까?

 

박 실장은 "지난 개신교 성인지 감수성 설문조사에서 개신교인의 55.9%, 목회자의 93.7%는 한국교회의 성범죄 대처 시스템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라며 "실제로 교회 성폭력 피해자가 경험하는 교회법의 징계 과정은 부정적이 다 못해 절망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박 실장은 이와 관련 한 교단의 노회에 한 여성 교인이 목회자의 성범죄를 고발한 사건을 이야기했다. 노회는 고소인을 소환했는데, 가해 목회자와 혈연, 지연, 학연으로 친밀한 8명의 남성 목사들에 둘러싸여 홀라 자신의 피해를 호소해야만 했고, 가해 목회자만을 옹호하는 그들의 이야기 때문에 집단적 폭행을 당한 기분으로 큰 실망을 했다는 것.

 

그만큼 현재 한국교회 내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재판하기 위한 교단법이 부족하거나 전무하다는 설명이다.

 

물론 박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기장 교단의 경우 성폭력 예방 교육을 연 1회 이상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예장 통합은 2017년 102회 총회에서 교회 내 성폭력 예방 교육을 격년제로 시행하기로 결의했다. 예장 합동은 2018년 인천에서 발생한 그루밍 성폭력 사건에 대해 ‘교단 내 성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며 성명을 발표하고, 이듬해인 2019년 4월과 5월 성폭력 예방 교육이 진행했지만 단회에 그치기도 했다.

 

 

 

교회 성폭력 대책, 어떻게 할까?

 

 

박 실장은 "현재 한국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의 심각성에 비해서 교단들이 마련하는 대책과 정책은 아직 너무 미미하다. 이조차 논의되지 않는 교단에서는 성폭력 피해자와 교회와 노회의 혼란과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회 성폭력은 분명 죄이기 때문에 단호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것  ▲피해자 지원기구의 권한을 강화할 것 ▲성폭력특별법을 제정할 것 ▲실효성 있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할 것 등을 제안했다.

 

박 실장은 "지난 2018년 센터를 개소한 이후로 4년간 접수된 교회 성폭력 사건만 260여 건이 넘는다"라며 "교회 내 많은 피해자의 아픔이 이미 있다. 성폭력 정책은 이미 늦었다. 각 교회와 노회는 현재 성범죄 사건 해결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살피고 적극적인 자세로 정책 마련에 나서고, 관념적이고 추상적이지 않은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교회성장이 우상이 되면
성폭력은 은폐되기 쉽다

 

 

한편, 이날 이국진 목사(전주 예수비전교회)는 현장 목회자로서 느끼는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한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성경적 교회 원리가 죽었거나 미약하게만 작동되기 때문에 성폭행, 성추행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교회 성장이 하나의 우상이 되면서 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성추행이나 성폭력의 사건들은 교회 성장의 장애물로 여겨지게 되고, 연관된 당사자들을 도와 영적인 회복을 이끌어주는 목적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라며 "교회 성장이 우상이 될 때, 이런 불명예스러운 사건들은 은폐되기에 급급했고, 가해자에게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 울고 소리 지르는 피해자의 입을 막기에 급급했다. 오히려 피해자로 하여금 가해자를 용서해야 한다고 강요하여 제2차, 3차 피해를 주는 일이 발생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이날 "성폭력과 성추행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목회자들과 교회 리더십 그룹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다면, 그리고 러한 프로그램이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면, 앞으로 교단이 교회 외연 단체와 손을 잡고 선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자신이 사역하고 있는 예수비전교회 내 폭력과 성폭력, 성추행, 불륜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설명하기도 했다. 

 

 

 

예수비전교회 성폭력 예방 가이드라인

 

 

이 목사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예수비전교회는 어린이에 대한 폭력 및 성추행 예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어린이에 대한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이 허용하지 않는다. 손으로 쓰다듬든지, 볼에 뽀뽀를 하든지, 껴안아 주든지, 엉덩이를 때리든지, 볼을 꼬집든지, 손바닥으로 신체를 살짝 때리든지, 손을 꼭 잡든지 하는 행위 등을 포함해 '그 어떤 식으로는 어린이의 신체에 필요한 접촉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또한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면 "싫어요.", "저를 만지지 말아 주세요.",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하고, 그곳을 빨리 피하도록 가르친다. 또한 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모님과 당회에 반드시 알리도록 권면한다. 성추행은 그냥 넘어갈 때 재발하며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교회 내 건전한 이성교제를 위해서도 노력한다.

 

교회 구성원 중에 불륜으로 의심될 수 있는 상황을 목격한다면, 이를 반드시 교회에 알리도록 권면한다. 또한 교역자와 이성간 상담을 해야 할 경우에는 공개된 자리에서 해야 하며, 한 시간 넘게 상담하거나 자주 만나 상담하는 것, 저녁 늦은 시간에 만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교역자는 경고를 비롯해 사역을 중지시키고, 해임할 수 있다. 성도의 경우에도 경고 및 중징계가 있다. 

 

성추행, 성폭력, 불륜 등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단호하게 처리한다.

 

성추행, 성폭력, 불륜의 당사자들은 교회가 정한 1~3단계 가이드라인에 따라 봉사직에서 물러나고, 근신, 수찬 정지, 제명, 출교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만일 교회의 유급 직원이 성추행, 성폭행, 불륜을 범하게 된다면, 즉각적으로 파면된다. 즉각적인 파면 조치에 의하여 교회 내에서의 모든 직분은 정지되며, 노회를 통한 징계는 별도의 절차로 밟아 다른 교회에서도 사역을 할 수 없도록 적절한 징계가 내려지는 것을 돕기도 한다.

 

또한  이와 같은 죄를 저지른 사람은 교회의 원로목사, 공로목사가 될 수 없으며, 개척교회를 하겠다는 명분 하에 지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오히려 교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한 배상 청구를 할 수도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국진 목사는 "현재 교단 및 교회의 성폭력, 성추행 예방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비성경적이다"라며 "목회자들의 대응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성인지 지수가 높지 않은 한국 교회는 자체적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외연 단체와 협력해서 성폭력과 성추행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목회자들과 교회 리더십 그룹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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