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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성경과 신학

교회 리더십 갈등, 사도 바울은 어떻게 바라보았나?(고전 4:1~2)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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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연구(43) * 


 

 

담임목사를 승계하는 과정이나 승계 이후에 리더십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교회들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교회 안 리더십 문제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교인들이 목사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물론 목사는 성도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다. 아니 성장과 성숙, 변화 등의 자기 계발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평가받아야 한다.

 

리더십 갈등, 
성경 속 교회도 마찬가지

 

하지만 평가에 그치지 않고, 교인 간 파당을 짓고 분쟁을 일삼으며 갈등을 야기하다보니 문제가 커진다. 사실 교회 안의 리더십 갈등은 어제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도바울이 개척한 성경 속 고린도교회도 리더십 갈등 때문에 고초를 겪었다. 

 

고린도교회는 교인들이 서로 파당을 짓고, 분쟁을 일삼았다. 당시 고린도교회는 바울로부터 아볼로에게로 리더십이 승계됐다. 하지만 아볼로가 교회를 떠나자마자 리더십 갈등이 생겼다. 과연 왜 그랬을까? 그리고 바울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이승문 박사(명지전문대)는 '고린도전서 4:1~2에 나타난 고린도교회의 사회적 정황과 리더십 갈등'이란 연구논문을 통해 고린도교회에서 파생된 리더십 갈등의 문제를 분석했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이승문 박사의 <고린도전서 4:1~2에 나타난 고린도교회의 사회적 정황과 리더십 갈등>, 한국신약학회, '신약논단', 제27권(제4호/2020년 겨울).

 

고린도지역의 특성

 

고린도는 상업적인 이유로 번영과 부유함이 가득한 도시였다. 따라서 사업과 이익에 관심을 가진 자들에게 참으로 매력적인 곳이었다. 이승문 박사에 따르면 이 도시에는 로마식 이름을 가진 자와 그리스식 이름을 가진 자,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자유민과 노예들, 이방인들과 유대인들이 공존했다.

 

이 박사는 "고린도는 복음의 확산을 위해 전략적인 중요성도 갖고 있었다"며 "이곳에 바울은 고린도교회 공동체를 세웠다. 바울이 떠나간 이후에 아볼로에게 리더십이 부여되어 그를 중심으로 교회가 성장했다. 하지만 아볼로가 고린도교회를 떠난 이후에 고린도교회는 리더십 갈등으로 ‘파당’을 짓고 분쟁이 지속되었다"고 설명했다.

 

 

고린도교회의 분쟁과 갈등

 

때문에 사도바울은 파당과 분쟁이 지속되는 고린도교회에게 수차례 서신을 보냈다. 

 

(고린도전서 1장)
11. 내 형제들아 글로에의 집 편으로 너희에 대한 말이 내게 들리니 곧 너희 가운데 분쟁이 있다는 것이라
12. 내가 이것을 말하거니와 너희가 각각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 한다는 것이니"(고전 1:11~12)

 

특히 이 박사는 고린도전서 4장 1절과 2절의 말씀이 리더십 갈등을 겪고 있는 고린도교회를 향한 바울의 최종적인 조언이자 당부라고 봤다.

 

(고린도전서 4장)
1.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2.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고전 4장 1~2절과
고린도교회의 상황

 

이 박사는 "바울은 사도인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며, 하나님의 신비의 관리자로 소개한다"며 "이러한 역할에 맞게 사도들의 의무는 그 누구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관리자들로서 주인에 대해 충성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왜냐하면 4장 3절~5절에서 사도들의 반응이 나오기 때문이다.

 

(고린도전서 4장)
3.  너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판단 받는 것이 내게는 매우 작은 일이라 나도 나를 판단하지 아니하노니
4.  내가 자책할 아무 것도 깨닫지 못하나 이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하노라 다만 나를 심판하실 이는 주시니라

 

그는 "특히 바울을 판단하는 것은 고린도 교인들의 위치가 아니며, 그 직무는 주께 속한 것임을 천명한다. 바울이 고린도교회와 왕래한 편지 역시 혼란에 빠져 이미 분열되었거나 적어도 분열될 가능성이 있는 교회에 질서를 가져오려 하는 그의 모습과 제도적 뒷받침이나 권위의 도움 없이 해내야 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

 

이 박사는 "바울은 자신과 아볼로의 가르침을 비교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자신과 아볼로의 리더십과 그 역할에 대해 심는 이와 물주는 이로 분리하여 제시한다. 바울은 자신의 교회 설립시의 리더십과 아볼로의 양육시의 리더십을 각기 구별했다"며 "둘의 우열을 가리려는 교인들의 판단에서 벗어나서 서로 동역하는 사실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사실 바울은 고린도교회를 세운 이후 다른 곳으로 떠나가 버렸기 때문에, 양육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로 말미암아 아볼로의 영향력이 바울보다 우위를 점하게 됐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바울은 판단하는 것 자체가 고린도 교인들의 몫이 아님을 지적하며, 오직 주가 다시 오시기까지 어느 누구도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바울은 아볼로를 ‘동역자’, ‘하나’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린도 교회의 교인들이 바울과 아볼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각자의 입장에 따라 파당을 지어 분쟁을 일삼았던 것이다. 결국 고린도교회 교인들의 파당 형성의 주된 요인은 사도들의 사역에 대한 고린도 교인들의 섣부른 판단에서 초래된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사도의 의무는 '충성'

 

'하나님의 신비한 일'을 맡은 사도를 판단하는 것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언급한 바울은 교인들에게 판단받은 사역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일꾼으로서 '충성'이라는 의무를 강조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 박사는 "바울은 자신에 대한 고린도교회 교인들의 판단으로부터 그의 독립과 주께 대한 그의 절대적인 책임을 주장하기 위해서 일꾼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며 "바울은 4:1~2에서 사도들에 대한 판단은 하나님 한 분만이 하신다는데 강조점을 둔다. 바울의 주요 논점은 사도들이 고린도교회 교인들의 인기 경쟁에서 승리하는데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이 관리자로 충성하고 있는가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교회 리더십 갈등,
'경쟁적 우위다툼'이 원인

 

권위, 혹은 인기를 좋아하지 않을 목회자는 없다. 그러다보니 리더십 승계 과정에서 목회자는 교회 교인들로부터 '전에 있었던 목사'보다 인기를 얻으려고 한다. 설교를 더 잘하고 싶고, 사역을 더 잘하고 싶어 한다. 인기를 얻으면 권위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중요한 것은 사도들은 주인(하나님)에 대한 충성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꾼들로서의 그들의 위치는 교회에서 인기를 얻으려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고린도교회의 파당과 다툼 문제는 사도들에 대한 판단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사역자들이 자신들에 대한 판단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기듯이 교회 교인들 또한 사역자에 대한 판단을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는 것. 사역자는 교인들이 세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세웠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으로 '분열과 다툼'을 만들어내면 안된다는 설명이다.

 

 

사역자, "동역자"라는 인식 필요 
교인, "섣부른 판단" 자제해야

 

이 박사는 "바울은 자신을 포함한 사도들을 ‘우리’로 명명하고, 사도들의 정체성과 의무에 대하여 명료하게 제시함으로 사도들에 대해서 고린도 교인들이나 어떤 사람들도, 심지어 자신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했다"며 "고린도교회는 바울이 아볼로에게 교회의 리더십을 승계한 이후, 그 이후 리더십 승계에 있어서 문제점이 파생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바울은 자신을 본받아 서로 동역하는 자가 될 것을 당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울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향해서도 사도들의 리더십에 대한 판단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며 "교인들이 자신들의 기호에 따라 파당을 짓게 되고, 자신이 속한 파를 주장하며 자랑을 일삼는 것을 종식시키기 위해 제시한 근거는 사도들은 교인들의 종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종이라는 논리였다"고 피력했다.

 

 

교회 리더십,
"권위가 아닌 섬김의 문제"

 

오늘날 리더십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는 고린도교회의 '리더십' 분쟁에 대한 바울의 결론을 근거로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박사의 연구논문은 고린도교회의 상황과 그에 대한 바울의 입장에 대해서만 기술하고, 한국교회에 필요한 '적용' 부분은 언급하지 않아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그의 연구논문에서 충분히 적용점을 찾아낼 수 있다.

 

교회 안의 리더십 문제는 목사와 교인 모두의 '섣부른 판단'으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이다. 목사는 자신을 사역자로 세운 분이 하나님이기 때문에 오직 하나님께만 충성하면 된다. 하지만 교인들에게 '충성'함으로써 인기를 얻어 우위를 점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교회 안에 갈등과 분쟁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교인은 사역자를 자신들이 세운 종으로 여기고, 자신들의 기준에서 사역자를 평가하는 실수를 함으로써 갈등과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 사실 교회 리더십 교체를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교회를 보면 교인들로 구성된 '교회 대표'들이 교회 리더십을 교체를 결정한다.

 

담임목사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한 리더십 교체도 문제지만 성도들이 서류전형으로부터 설교 테스트, 면접 등 모든 것을 자신들의 기준으로 판단해서 리더십 교체를 결정하는 것도 문제다. 교회는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그 리더십의 기준은 목사가 세우는 것도, 교인이 세우는 것도 아님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사도 바울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교회 안의 리더십은 '권위'가 아닌 '섬김'이라는 것. 목사도, 교인도 모두 하나님의 사역자다. 따라서 목사든, 교인이든 각자 하나님의 일꾼들에 대해 '섣부른 판단'은 자제하고, 함께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가는 '동역자'라는 인식을 가질 때, 리더십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승문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I. 서언
II. 고린도전서 4:1-2의 구조와 고린도교회의 사회적 상황
III. 고린도교회와 사도들의 정체성: 그리스도의 일 꾼(들), 하나님의 신비(들)의 관리자(들) (고전 4:1)
1. 사도들인 ‘우리’와 그리스도의 일꾼(들)
2. 사도들인 ‘우리’와 하나님의 신비(들)의 관리자(들)
IV. 고린도교회와 사도들의 의무: 충성(4:2)
V. 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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