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고난 설교, '고난의 의미'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말라

by 데오스앤로고스 2022. 12. 7.
728x90
반응형

 

한국설교학회(회장:이승진 박사/합신대 교수)가 지난 12월 3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합신대 설교센터에서 '제35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고난을 어떻게 설교할 수 있는지 주제발표를 한 이승진 박사의 발표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고난 설교에 적합한 욥기서

이승진 박사는 <신자의 고난에 관한 설교 전략:욥기에 관한 틀 의미론 해석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욥기는 억울한 고난을 당한 욥과 세 친구들의 논쟁과 이후에 하나님의 계시 말씀을 통하여 신자가 경험하는 고난의 모순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해답의 말씀을 가장 심오한 계시적 차원에서 제시했다"라며 "고난 설교 메시지의 신학적인 뼈대로 욥기에 담긴 계시의 말씀이 충분히 확보될 때, 비로소 그 설교 메시지는 고난 중에 있는 청중에게 설득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려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고난 설교의 목적은?

이 박사는 "고난의 배후에서 신자를 훈련하시고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최종 목표는 고난 중에 있는 신자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의 관문을 거쳐서 만유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통치 보좌로 안내하고 초청하려는 것이다"라며 "바로 이것을 신자의 고난(suffering)을 설교의 주제나 소제로 삼는 모든 설교자들의 최종적인 설교 목적이 되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고난 설교, 왜 어려운가

이 박사는 "설교 메시지가 고난 중인 청중 신자들을 하나님의 위로로 충분히 초청하고 참여시키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라며 그 이유는 설교자와 청중의 상호 관계가 하나님과 신자 사이의 언약 관계를 반영하고 있음을 고려해서 상호 인격적인 신뢰 관계에 근거한 참여적인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자꾸만 고난의 의미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차원에서 설명하는데 치중하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하나님의 구속에 관한 역사적인 사실과 정보를 전달하는 언어는 설명하는 언어로써 참여자들의 지성에 호소하지만 참여적인 언어는 청중들의 지정의가 결합된 양심의 공감대에 호소해 더 깊은 언약 관계의 발전으로 초청할 수 있다"라며 "설교자가 고난의 의미에 관한 객관적인 설명에 치중하려 한다면 정작 고난 중에 있는 신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받지 못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고난,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말라

(이승진 박사/T&L DB)

이 박사는 고난의 의미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타인에 고통에 대한 그 어떤 이성적인 해명이나 논리적인 설명은 전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러한 설명을 통하여 기존의 고통이 경감되거나 희석되는 것도 아니고, 또 고통당하는 당사자에게는 전적으로 무의미하고 오히려 기존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인과응보 관점으로 욥이 당한 고난을 설명한 엘리바스, 빌닷, 소발 등 세 친구들의 잘못된 조언을 소개하면서 "욥의 친구들의 조언은 신자의 고난에 관한 설교 메시지를 전하려는 설교자들이 반드시 피해야 하는, 고난에 관한 객관적인 설명 언어의 심각한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라며 "결국 세 친구들의 계속되는 비난과 욥의 원망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해답이 제공되지 않자 욥은 고난 중인 자신을 하나님의 법정으로 끌고 가 하나님의 중보자를 청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후가 욥이 요청했던 중보자가 돼 세 친구들의 관점과 욥의 하나님에 대한 원망을 책망하고, 절대 주권으로 세상을 통치하시는 하나미의 섭리를 선포했고, 하나님이 직접 욥에게 찾아와 무죄한 고난의 배후에 있는 하나님의 섭리에 관해 말씀하신다"라고 피력했다.

 

신자의 고난에 대한 설교전략

이 박사는 대조, 암시, 모순 프레임 등 틀 의미론으로 욥기의 고난에 대해 설명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림 출처: 이승진 박사 발표 논문에서 캡처)

 

이 박사는 "설교자가 설득력 있는 고난 설교를 하려면 헤 가지 설교학적인 선행 조건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첫째, 고난을 포함하여 모든 신앙적인 주제에 관한 설교 언어의 수사적인 목적은 고난에 관한 설명(언어)이 아니라 고난의 배후에 하나님의 절대 주권적인 섭리에 참여(언어)시키고 초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설교자가 고난 중에 있는 청중의 형편과 비통한 처지를 (심방이나 상담을 통하여) 개인적으로 미리 파악한 다음에 설교 시간에 청중에게 그가 당하는 심각한 고난의 의미나 가치에 관하여 직접 교훈을 주려는 목적으로 설교 메시지를 준비하여 전달한다는 느낌이 절대로 청중 편에서 들어서는 안 된다"라며 "그보다는 성경의 특정 책(출애굽기나 사무엘상, 마태복음)이나 내러티브(모세 내러티브나 다윗 내러티브)를 연속적으로 설교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절대 주권의 구원과 약속의 말씀, 그리고 그 약속에 대한 믿음에 따른 고난과 인내의 주제를 연속적으로 설교하는 전략을 따라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둘째, 신자의 성화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은 설교자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절대적으로 주도하는 것이다.

 

이 박사는 "설교자가 설교 메시지를 이용해서 주도적으로 청중의 영적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면, 청중은 설교자가 자신의
고난에 충분한 공감대를 맺지 않은 상태에서 설명에 치중하려 한다는 인상을 갖게 되고, 더 나아가서 자신의 끔찍한 고난이 설교자의 설교 메뉴 테이블에 올려져서 난도질당하는 모욕감을 느낀다"라며 "신자의 성화 정체성 형성은 설교자가 주도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이 절대적으로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셋째, 고난 설교를 위한 성경 본문을 선택한다면, 내러티브 본문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박사는 "성경의 내러티브 본문은 신자의 고난이라는 주제를 포괄하는 더 큰 상위 주제인 하나님의 구속적인 섭리를 대조와 암시, 그리고 모순 프레임에 담아서 독자들을 하나님의 구속적인 섭리의 세계로 초청하여 영적인 언약 관계의 공감대를 강화하는 수사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아브라함 내러티브나 요셉 내러티브, 룻기, 사무엘상하, 복음서의 내러티브 단락들은 삼위 하나님이 자기 백성들과 맺은 영원한 언약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성취하는 과정을 대조 프레임과 암시 프레임, 그리고 모순 프레임에 담아서 독자들을 모순적인 하나님의 구속의 세계로 초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무죄한 고난의 배후에는 십자가 대속을 통한 언약 백성의 구속과 하나님 나라 통치의 영광으로 그 신자들을 초청하려는 하나님의 모순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라며 △성경 내러티브를 틀 의미론 관점으로 해석할 것 △성경 본문을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등장인물의 후속 반응이란 두 주제를 중심으로 원리화하기 △설교 형식 전체를 문제와 해답, 설명-확증-적용, 간증을 결합할 것 △원리화한 두 주제를 문제에서 해답으로 진행되는 내러티브 형식으로 전환할 것 △문제에서 해답으로 진행되는 내러티브 설교 형식의 중간에 복음 메시지를 통한 반전의 깨달음을 제공할 것 △간증이 포함된 적용점을 제시할 것 등 신자의 고난에 관한 설교전략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한국설교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는 △교회의 책임성 회복을 위한 설교의 프락시스 연구(채정명 박사/장신대) △교육과 설교의 상관관계를 통한 교육설교에 관한 연구(최은택 박사/서울신대) △데이비드 버트릭의 현상학적 설교학 연구(송관석 박사/합신대) 등의 논문도 발표됐다.

 


<Copyright데오스앤로고스 /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