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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한국교회

가톨릭과 개신교, ‘정죄’보다 배움 통해 ‘온전한 기독교’ 세워야

by 데오스앤로고스 2016.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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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신학연구소, ‘가톨릭 신앙과 개신교 신앙’ 공개강연회

 

2014년 12월 2일 기사

 

혜암신학연구소(소장:이장식 박사)가 지난 12월 1일 오후 4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소강당에서 ‘가톨릭 신앙과 개신교 신앙:교황 방한의 의미’를 주제로 제2회 공개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와 함세웅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이 발제자로 참여했으며, 강근환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와 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가 논찬했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와 바람직한 관계’를 주제로 발표한 김명혁 목사는 역사적인 전통과 신앙과 제도를 조금씩 달리하면서도 사도신경을 함께 고백하고, 삼위일체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함께 고백하는 세 개의 기독교, 곧 로마 가톨릭(천주교), 희랍(동방)정교회, 개신교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세 가지 기독교는 전통과 신학과 제도를 달리하면서도 피차 이단이라고 정죄하기보다는 서로의 장단점들을 비교하고 지적하며, 배우고 수정하면서 보다 온전한 기독교의 모습을 지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 세상에는 완전한 교회와 신학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거스틴 신학도, 아퀴나스 신학도, 루터 신학도, 칼빈 신학도, 웨슬리 신학도 완전한 신학이 아니다. 따라서 서로의 장단점들을 통해 보다 온전한 교회와 신자의 모습을 지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우선 천주교와 개신교의 바람직한 관계를 제시할 목적으로 천주교의 특징인 수도원 제도와 스콜라 신학에 대해 설명한 김 목사는 “기독교가 세속화되면서 경건한 신자들이 세상을 떠나 사막이나 산 속에서 고립된 은둔생활을 하며 수도원 생활을 했고, 초기의 수도사들은 육체를 괴롭히고 옷을 남루하게 입고, 죽지 않을 정도로 적게 먹는 금욕생활을 하며 기도와 명상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원의 역사는 타락과 개혁의 역사였고, 수도원의 발전과 성공은 다시 안일과 세속화를 가져왔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개혁운동이 일어나면, 또 다시 타락이 뒤따랐다”며 “반면, 중세의 대표적인 수도원주의자였던 성 프랜시스는 가난과, 순결, 복종의 길을 걸었다. 이러한 길은 수도원 제도의 핵심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중세 수도원 제도를 신학적으로 비판할 수도 있으나 손봉호 박사가 지적한대로, 그것이 현대의 자유분방한 세속주의적 값싼 은혜의 기독교보다는 훨씬 낫다고 할 수 있다”며 “손영원, 한경직, 강원용, 이동휘, 이중표 목사님 등은 성 프랜시스로부터 깊은 감동과 감화를 얻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천주교의 특징인 스콜라 신학에 대해서도 설명한 김 목사는 “스콜라 신학은 도시에서 떨어진 수도원학교와 도시 중심에서 일어난 교구 학교, 그리고 대학들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계시적 진리를 철학적 방법으로 이해하려는 신학이었다”며 “이성과 계시는 반대하지 않고, 철학과 신학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는 원리 속에서 천주교회는 이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자연주의 신학을 형성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결국 이로 인해 제도적인 교회와 제도적인 성례의 절대성을 강조하며 천주교회의 절대성을 주장하게 됐다고 설명한 김 목사는 “개신교 신학은 반대로 오직 믿음,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즉 믿음만을 강조하면서 이성의 역할을 약화시켰고, 성서만을 강조하면서 자연의 역할을 약화시켰고, 은혜만을 강조하면서 행함의 역할을 약화시켰다. 또한 제도적 교회의 절대성을 비판하면서 개교회주의와 교회의 분열, 무교회주의까지 초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개신교의 특징과 관련 마틴 루터의 신학사상, 칼빈주의와 개혁주의 신학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김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은 하나님 중심적 신학, 성경 중심적 신학, 그리스도 중심적 신학, 교회 중심적 신학, 기도와 경건 중심적 신학, 문화 변혁주의적 삶의 신학 등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개신교는 천주교가 ‘하나님을 닮고 보는 것’을 이루기 위해 가난과 고난, 순결과 복종의 길을 걸었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비록 천주교의 수도원 제도와 금욕주의를 신학적으로 비판할 수 있지만 세속주의적인 유행과 값싼 은혜에 치중하고 있는 개신교회가 본받아야 할 덕목들이다”라고 역설했다.

특히 “천주교 또한 자기 부정의 금욕주의적인 전통을 귀중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너무 인간의 고행에 치우치지 말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망극하신 은혜를 전적으로 바라바고 사모하고 의지하려는 은혜 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하려고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천주교는 자연과 이성의 역할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는 대신 계시와 믿음의 우위를 더욱 강조하고, 제도적인 교회와 성례를 귀중하게 여기되 절대화하지 말고, 특히 교황의 무오설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어거스틴과 프랜시스, 루터와 칼빈, 웨슬리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잘못과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는 죄인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에 대한 소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함세웅 신부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한국 방한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의 말과 행동이 진심에서 나왔기 때문”이라며 “세월호 아픔을 껴안은 성찬례, 말씀에 기초한 강론과 실천 등 그의 행보는 매우 신선했다. 형식과 전통과 관례를 깨고 넘어선 철저한 신앙인인 그는 자신을 하나님 앞에 한 죄인이라고 겸허하게 고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함 신부는 “선한 목자로서 자신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했지만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겸손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것으로 사제로서의 직무를 다한 것은 아니다”라며 “스스로 시대의 징표로서 고난 받는 민중에게 분명하고 확실한 예언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잘못된 제도와 정치권력에 대한 분명한 비판과 회개를 촉구해야 진정한 예언자로서 사제 직분을 성실히 수행한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다.

함 신부는 “제도의 개혁과 권력자들의 회개 없이는 가난하고, 병들고, 감옥에 있는 형제자매들에게 어떤 희망도 줄 수 없을 것”이라며 “가장 인간적인 것이 하나님답다는 원리를 사목현장에서 실천한 그는 개신교의 공격적 선교보다 한 단계 넘어선 한 차원 높은 인간적 선교를 지향하고 있다. 가난한 삶도 아름답지만 불의를 퇴치하고, 불의와 맞서 싸우는 저항과 투신적 결단도 함께 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논평자로 참여한 강근환 박사는 “천주교와 개신교, 양 교회 간의 분열은 지양되어야 한다”며 “이를 지향하는 운동이 에큐메니칼 운동이다. 그동안 에큐메니칼 운동이 양 교회에게 급속히 통합 기운을 일어나게 했지만 교황권 문제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권 문제에 대해 세계 교회는 더욱 고민하고 기도해야 한다”며 “WCC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새롭게 각성해 충실한 에큐메니칼 운동에 매진해야 한다. 또한 개신교회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보다 충실한 종교개혁 정신으로 정진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두 번째 논평자로 참여한 김균진 박사도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는 서로 화해하고 가까워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신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노력은 종교개혁의 중심 문제였던 칭의론에서 상대방 입장의 타당성을 인정하고 이를 수용한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가톨릭교화와 개신교회는 교황 무류설(무오설), 마리아 숭배, 사제 독신제도, 여성 성직자 금지, 성만찬의 화체설, 예수의 희생제물이 반복되는 미사, 연옥설 등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다”며 “가장 어려운 문제는 모든 신자를 제사장으로 보고 교회를 ‘성도들의 공동체’로 보는 개신교회의 교회관과 교회의 본질을 ‘사도계승’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직자들의 계급으로 보는 가톨릭교회의 전통적 교회관”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두 교회는 동일한 하나님과 그의 아들 그리스도와 성령을 믿으며 사도신경을 고백한다는 기본 공통점에 근거해 연합과 친교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신학적 무지와 자기폐쇄를 극복하고 두 교회의 연합과 친교가 더 발전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개강연회에 앞서 진행되는 예배는 혜암신학연구소 학술포럼위원장인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의 사회로 서광선 박사(혜암신학연구소 ‘신학과교회’ 편집위원장)의 설교, 이장식 박사의 축도로 드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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