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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교육•윤리와 신학

4차 산업혁명 시대, '기본소득'에 대한 기독교윤리적 시각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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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윤리적 관점에서 볼 때 21세기 첨단 과학기술시대에 기본소득은 더욱 필요한 경제 개념이며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의 경제윤리(정의로운 나눔), 기독교의 인간이해, 기독교의 인간평등 사상, 기독교의 관계성 등 네 가지 기독교적 관점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고찰한 연구논문이 있어 소개한다.

 

 

 

* 이 글은 목회 현장에 직접적으로 소개되진 않았지만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자들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담긴 매우 가치 있는 소중한 연구 결과물이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많이 읽혀지기를 소망하면서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일부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연구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김동환 박사의 <4차 산업혁명 시대, 기본소득에 대한 기독교윤리적 고찰>,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 '기독교사회윤리', 제44집(2019).

 

김동환 박사(연세대)의 설명에 따르면 기본소득의 핵심은 한마디로 '일정 소득의 균등한 분배'이다. 즉 사회적 지위나 계층, 재산이나 수입의 많고 적음, 노동의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일정한 액수의 소득을 균등하게 지급하는 것이다. 

 

김 박사는 "기본소득의 핵심 내용이 실제로 사회에서 실현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균등한 소득 분배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의 변화이자 각성이다"라며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기본적으로 경제적 논의이기에 경제윤리라는 측면에서 기본소득을 신학적으로 가장 많이 다룬 분야는 기독교윤리학이다"라고 설명한다.

 

 

기본소득과
네 가지 기독교 사상

 

김 박사는 "일정한 소득의 균등한 분배를 제안하는 기본소득의 논의는 기독교가 오래토록 제시해온 몇 가지 핵심적인 사상들과 근본적으로 맥을 같이 한다"라며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서 기본소득의 핵심 내용과 긴밀히 연결되는 기독교의 사상들을 찾아내어 서로 접목시키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김 박사는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지지하기 위해 △정의로운 나눔의 기독교적 경제윤리, △기독교의 인간이해, △기독교의 인간 평등사상, △기독교의 관계성 등 네 가지 기독교 사상을 기본소득과 접목시킨다.

 

 

기독교의 경제윤리
'정의로운 나눔'

 

김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소득의 정의로운 나눔을 지향하는 기독교의 경제윤리는 소득의 균등한 분배를 제안하는 기본소득의 정당성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 소득의 분배와 연관시켜 볼 때, 기독교적 경제윤리는 생산보다는 소비에, 소득보다는 분배에 상대적으로 더 큰 관심을 둔다. 즉 어떻게 벌었는가 보다는 어떻게 쓸 것인가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그는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눅 16:9)는 예수의 가르침은 재물을 모은 동기와 과정이 설령 의롭지 못하더라도 친구를 사귀는 선한 행위를 위해서라면 그 불의한 재물을 사용해서라도 선을 실천하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담고 있다"라며 "또한 억눌린 동족을 등지고 식민지 지배국가인 로마제국을 위하여 과세를 징수하는 세리장으로 불의하게 모아 온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다는 삭개오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시는 예수의 획기적인 반응(눅 19장)도 이를 대변해준다"라고 설명한다.

 

 

자본주의 향한 비판의 목소리

 

세계적인 경쟁 구도 속에서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 흐름을 설명한 김 박사는 "국제적 차원의 경쟁 구도 속에서 정의로운 소득의 나눔을 지향하는 기독교의 입장과 균등한 소득의 분배를 지향하는 기본소득의 제안은 설득력을 잃는다"라고 강조한다.

 

김 박사는 "분배는커녕 소비 이전에 생산에만 집중하면서 국가단위로 자국의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을 줄 수 있는 최첨단 생산품들의 개발과 판매에 온 국가 경제 발전의 힘을 쏟는 소위 '테크놀로지의 신자유주의'(technological neoliberalism)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생산과 판매로 인한 소득(이윤창출)에만 관심이 있을 뿐 재투자가 아닌 이상 그 소득을 어떻게 정의롭게, 균등하게, 올바르게 사용할지에 대한 경제윤리적 논의가 들어갈 틈도 여유도 없다"라고 비판한다.

 

그는 "승승장구하는 첨단 테크놀로지와 자본주의와의 결탁이 생산과 소득(이윤창출)에 급급한 현재 경제 산업의 구조와 흐름을 더욱 강력하게 이끌어갈 것임은 자명하다"라며 "물론 현실적으로 이러한 세계 경제 시장의 흐름과 방향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기독교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라고 강조한다.

 

즉, 예수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생산보다는 소비에, 재투자보다는 분배에, 낭비보다는 나눔에 우선적인 관심을 오래도록 가져온 기독교의 정의로운 경제윤리관에 비추어 볼 때, 기독교가 이러한 흐름을 관망하며 넋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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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인간이해


김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고유성과 존귀성을 중요시하는 기독교의 인간 이해는 노동의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모든 인간(시민)에게 일정액의 소득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의 주장에 당위성을 부여해줄 수 있다."

 

김 박사는 "인간의 고유성과 존귀성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인간 이해가 기본소득의 미래 논의에 적용된다면 기본소득 지급의 당위성은 더욱 고취될 수 있다"라며 "앞으로 AI로봇의 노동력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되는 대다수의 인간 중산층인 테크놀로지의 프레카리아트들의 생계유지를 위한 기본소득 지급의 이유와 필요성을 개념적으로, 존재론적으로 미리 정립하여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고유성과 존귀성에 대한 기독교 인간이해의 기본소득 논의에로의 적용은, 기본소득에서 추구하는 소득 분배의 대상이 오직 인간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하게 해 주고, 이로 인해 노동에 있어서 로봇이 인간과 경쟁할 존재일 수는 있으나 소득의 분배와 소비의 대상은 될 수 없다는 점을 각인시켜주며, 또한 인간 시민들이 로봇에게까지 소외되는 총체적인 전락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하더라도 인간은 여전히 고유하게 존중받을 존재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기독교의 인간 평등사상

 

김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동등하게 창조하셨다는 창조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자유를, 눈먼 사람들에게 다시 보게 함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눅 4:18-19)는 예수의 인간 평등과 해방의 선포, 그리고 '유대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차별이 없습니다'(갈 3:28)라는 사도 바울의 교훈 등은 기독교의 인간 평등사상의 대표적인 성서적 근거들이다. 이러한 기독교의 인간 평등사상은 사회적, 경제적, 신분적 상황에 상관없이(차별 없이)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한다는 기본소득의 균등한 분배의 원리와 상통한다."

 

 

 

 

기독교의 관계성

 

김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기독교에서 관계의 중요성은 신학(신을 연구하는 학문)의 출발점이다. 왜냐하면 기독교에서 관계는 기독교 신앙의 근원인 신 곧 하나님 스스로의 삼위일체적 관계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창세기에 기록된 인간 창조 이야기의 핵심인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신학적 논의에 있어서 칼 바르트(Karl Barth)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의 시작 이전에 이미 하나님 자신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적 관계를 시작하셨다고 말한다. 이처럼 하나님 스스로의 신비스러운 관계로부터 시작되는 기독교의 관계성은 하나님과 인간과의 긴밀한 창조 관계뿐 아니라 인간 이외의 모든 피조물들 곧 자연과의 유기체적 관계로까지 확장된다."

 

김 박사는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사상은 소외되는 계층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자금을 지원해줌으로써 그들에게 소득 배급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줄(즉 관계를 형성시켜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소득임을 피력해줄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보편성'으로서의 기본소득

 

김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기본소득의 핵심 내용이자 특성은 보편성(부자와 가난한 자 모두에게 지급한다), 무조건성(노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지급한다), 개별성(개인별로 지급한다)으로 요약된다.

 

김 박사는 "기본소득의 핵심은 '보편성'에 있다"라며 "부자와 가난한 자 모두에게 일정액의 소득을 공평하게 지급한다는 경제윤리관을 지닌 기본소득의 보편성은 모든 사람 곧 신분의 높고 낮음이나 성별의 다름이나 지능 혹은 능력의 차이에 상관없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동등하게 임한다는 기독교의 보편성과 일맥상통한다"라고 강조한다.

 

[김동환 박사의 연구논문 목차]

I. 들어가는 말
II.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본소득 논의의 필요성
III.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본소득과 기독교의 사상적 접목
 1. 정의로운 나눔의 기독교적 경제윤리와 기본소득
 2. 기독교의 인간이해와 기본소득
 3. 기독교의 인간 평등사상과 기본소득
 4. 기독교의 관계성과 기본소득
IV. 나가는 말

 

김동환 박사의 연구논문 RISS 검색 - 국내학술지논문 상세보기

 

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1a0202e37d52c72d&control_no=74590b5a14ab39206aae8a972f9116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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