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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사회•환경과 신학

복음적 가치 실현한 독일교회 통일노력 배워라

by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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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성경적인 통일노력, 무엇을 어떻게? / 정일웅 박사(총신대 총장)

 

“한국 교회는 북한에 있는 우리의 동족을 향해 구원의 손길을 펼쳐야 할 뿐 아니라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과, 그가 보여준 십자가의 화해와 용서와 사랑을 보여준 그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동족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정일웅은 “한국 교회는 독일교회의 통일노력을 본받아야 한다”며 독일인들과 독일교회의 통일노력에 나타난 3가지 복음적 가치를 소개했다.

 

 

# 발표내용 중에서

1. 독일 교회가 동서독 통일에 기여한 첫 번째 복음적 가치는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실현한 모습이었다. 독일 교회는 확고한 협의기구 조직을 통해 연합정신과 일치에 관한 모범적인 태도와 정신을 보였다. 그것은 독일교회가 정치적이며, 사회적인 시대적 환경변화 가운데서도 “오직 성령이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는 사도 바울의 말씀에 충실한 모습을 견지해왔다. 그것은 독일 교회가 하나의 협의기구로 연합하고 연대했던 일치의 정신이었다.

 

2. 독일 교회의 역사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독일 개신교회는 원래 루터파, 칼빈파, 연합파의 전통을 따르는 25개 교단이서로 독립된 지역 교단을 형성하고 있었으나, 그 역사적인 교회의 전통을 존중하고 전제하면서 독일 개신교회는 하나로 묶는 연합을 시도했다. 그것이 소위 ‘독일개신교협의회’(Evangelische Kirche in Deutschland, EKD)라는 연합기구였다. 이 협의체를 통해 독일 교회는 대내외적으로 활동하게 됐고, 1948년 동서독이 각각 분리된 독립국가로 양분됐어도 교회는 하나로 뭉쳐 있었다. 그리고 매년 ‘교회의 날’이란 연합행사를 통해 교회의 하나됨으로 결속하게 됐고, 뭉쳐진 힘으로 상황의 어려움을 극복해 갔다.

 

 

3. 이 행사는 주로 동 베를린을 중심으로 동독 지역의 도시들을 순회하면서 개최했다. 루터파 교회에 속한 신자를 가진 동독정부는 독일 교회의 요구를 무시하지 못하고, 이런 행사를 매년 개최하도록 허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행사가 끝나고 나면 동독의 지성인들과 젊은 청년들에게는 서독의 자유세계로 탈출하는 운동이 확산되어 갔다. 이러한 탈출을 막기 위해 1962년 동독정부는 베를린 시내를 가로지르는 장벽을 세우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벽을 뛰어 넘었고, 상당수는 살해당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4. 1968년에 이르러 동독정부는 탈출자들을 막기 위해 동독지역에 있는 8개의 지역교회가 더 이상 서독교회와 하나돼 EKD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일을 못하도록 금지시켰다. 이 때 독일 교회는 비로소 동독정부의 정치적 강압에 의해 동서독교회를 서로 분리됐다. 하지만 EKD의 이름으로 동독정부가 지역 내의 기독교 공동체를 말살하기 위해 취한 정책 등에 대항해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동독에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도록 하는 일에 투쟁했다. 특히 동독주민들의 가난한 경제생활에 동독의 동족교회를 잊지 않았고, 서로 힘을 모아 재정적으로 지원하며, 특히 서독에 있는 지역 교회와 동독 교회와 자매관계를 맺게 하고, 서로 왕래하며 도울 수 있도록 했다.

 

5. 이런 사실에서 한국 교회도 교파를 초월해 서로 연합해 북한을 돕는 선교전략을 전개해가야 한다. 현재 한국 교회 안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라는 두 단체가 존재한다. 보수와 진보의 성격을 갖고 있는 두 단체 모두 각각 북한 선교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제 이 두 기구는 하나로 연합된 협의기구로 거듭나야 한다. 양 기구가 갖고 있는 신앙적, 신학적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의해가면서도 북한선교와 남북통일을 위해 하나의 연합된 기구로 재조직해 통일의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

 

 

6. 독일 교회가 기여한 두 번째 복음적 가치는 이념비판적인 사고방식의 함양에 있었다. 그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화해와 용서의 정신을 발휘하는 일이다. 독일 교회는 동서독 냉전의 이념갈등의 정치적인 혼돈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화해라는 그리스도의 복음적 가치를 확고히 붙들고 이념대립의 극복을 위해 끊임없는 만남과 대화를 시도했고, 그것을 통해 인격적인 신뢰를 서로 쌓아갔다.

 

7. 이념대립적인 사고를 극복하기 위해 독일의 학교들과 교회의 신앙교육은 복음의 교육을 강화하고, 기독교는 이데올로기를 믿는 종교가 아니라 철저히 복음의 진리를 믿는 종교이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인간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절대 진리가 아니라는 인식과 의식을 심어주게 되었다. 이러한 이념비판적인 사고방식은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불신자들에게까지도 확연히 인식하며 행동하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

 

8. 이미 이데올로기 대립경쟁에서 서독이 동독을 이기고 있었으며, 그동안 수차례 동독이 서독을 향해 적대적 행위를 하고, 실망시키는 수없는 일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참고 견디며 인내할 수 있는 승자의 자질과 능력을 서독국민들은 보여줬다. 여기서 우리가 서독교회와 국민을 통해 교훈 받게 되는 것이 바로 이념비판교육에 관한 것이며, 거기서 초래되는 것이 화해와 용서의 정신의 실천이다. 서독은 정치적으로 동독에 대해 화해와 용서의 정신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경제적인 부흥과 함께 동독을 경제적으로 돕는 일들을 처음부터 감행했던 것은 양국이 신뢰를 쌓아가는 토대가 되었던 것이며, 특히 그 일에 독일교회가 노력한 것은 잘 알려진 일들이다.

 

 

9. 따라서 한국 교회는 우리 정부가 남북한과의 관계에서 정치적으로 이러한 이념비판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해 교류해 서로의 신뢰를 쌓아가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며, 내적으로는 학교교육과 교회교육에서 북한을 원수시하고 적대시하는 언어적 표현보다는 형제, 자매로 불리며, 같은 동족으로 부르는 언어순화운동의 전개와 나아가서 이념비판적인 신앙교육을 실천하고, 화해와 용서와 평화의 가치들을 전수하고 생활해가는 교육과 실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10. 독일 교회가 보여준 통일에 기여한 세 번째 복음적인 가치는 그리스도의 명령인 이웃사랑의 실천, 곧 섬김 정신의 실천이었다. 독일 교회의 섬김의 정신은 실적의 드러냄이나 자랑과 선전을 통해 자기 명예와 영광을 얻으려는 자본주의적인 이데올로기에 편승된 행위도 아니며, 오직 하나님의 나라에 부름 받은 주의 백성들의 모임인 교회공동체가 마땅히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사랑을 이웃과 동족에게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의 삶 그대로였다.

 

그러므로 정작 통일이 이루어졌을 때, 독일 사람들은 이러한 통일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고백했는데, 그것은 그 어떤 대가를 목표하고, 기대하면서 행한 일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준 그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면서 살아온 신앙의 열매가 ‘통일’이라는 선물로 나타나게 됐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11. 이제 한국 교회는 북한에 있는 동족을 향해 구원의 손길을 펼쳐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화해와 용서,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동족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앞으로 교회가 할 일이 무엇인지 깊이 인지하고, 그 일에 전력을 기울이며, 그 일에 헌신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져야 한다.

 

* 위 내용은 기독교통일학회가 지난 2013년 4월 6일 고신대에서 ‘성경과 통일’을 주제로 개최한 ‘제12회 학술포럼 멘사토크’에서 발표된 내용에서 일부 발췌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단체에 문의하면 된다.

 

정일웅, “한국교회의 성경적인 통일노력, 무엇을 어떻게?”, 기독교통일학회, 2013년 4월 6일, 부산:고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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