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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목회와 신학

모든 직업과 직분, 하나님의 ‘부르심’에 동등한 위치

by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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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직은 다른 직업과 어떻게 다른가

/ 현유광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실천신학)

 

목사직은 ‘성직’, 다른 직업은 ‘세속직’ 구분하는 것은 비성경적
특별하지만 ‘소명’보다는 목사로서의 자질과 은사 분별이 우선

 

“과연 목사직만 성직(聖職)이고, 그 외의 다른 직업은 세속직(世俗職)인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해 현유광 교수는 자신의 연구논문에서 결코 옳지 않다고 답한다. 현 교수는 “한국 교회에 널리 퍼져 있는 교회의 안과 밖을 성속(聖俗)으로 나누고, 목사직을 성직으로, 다른 직업을 세속직으로 구분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많은 그리스도인이 목사직만 성직이고, 그 외의 다른 직업은 세속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며 “결국 관공서나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하던 사람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사직하고,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 신학교에 지원해 목사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다.

사실 이러한 현상, 곧 ‘이원화’는 교회 내에서 목사와 그 외의 성도들 사이를 ‘성직자’와 ‘평신도’로 구별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현 교수는 “목사직은 교회 내에서 최고위직이고, 다른 직분이나 일반 교인들은 하위직으로 취급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라며 “모든 직분이나 직업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있어서 동등한 위치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목사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맡겨졌다는 점에서 목사직은 특별한 기능을 지닌다는 것을 목사 자신이나 교인들이 기억하고 살아갈 때, 교회와 사회 모두는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성경적인 직분관과 직업관을 어떻게 확립해야 할까. 그리고 목사직을 수행하기 위해 다른 직업과는 달리 하나님의 특별 소명(부르심)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특별’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현 교수는 연구논문에서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부르심’(소명)이 언제 어떻게 나타났고, 이런 사실들이 오늘날의 목사와 다른 직업에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 살핀다. 현 교수의 연구논문에서는 ‘직분’은 주로 교회 내에서의 책임을 말하고, ‘직업’은 교회 밖의 일을 말한다.

 

 

그의 연구논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부르심’에 대한 성경의 증거는 첫째, 삼위 하나님의 부르심으로서 죄인인 그의 백성들을 구원으로, 그리고 언약의 교제와 성화(聖化)로 부르시는 것과(구원과 교제, 거룩한 삶을 위한 부르심), 둘째, 하나님께서 어떤 사역을 위해 사람을 부르시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2. 특정한 사역을 맡기시기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 보다 더 근원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의 목적은 하나님께서 그의 택하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친밀한 교제를 이룸에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음으로 존재의 변화를 받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출발점이요, 사역에 부르심 또는 보내심을 받기 위한 기초가 된다.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정죄(定罪)를 받지 않게 되고, 죄와 사망과 영벌(永罰)에서 구원을 얻지 못한 사람에게는 하나님과의 화목(和睦)은 불가능하다.

 

3. 사역을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오는 즉각적인 부르심(사도들의 체험)과 교회에 의해 중개된 부르심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성부 하나님께서 꿈, 환상, 말씀, 또는 천사의 현현 등을 통해 어떤 사람을 불러 그에게 말씀하시고 특별한 임무를 맡기시는 경우나, 성자 예수님이 사람을 대면하셔서 부르신 경우이다. 다른 하나의 방식은, 부르심의 주체가 분명하게 언급되지 않은 경우와, 성령 하나님께서 사람을 부르시는 경우, 그리고 하나님의 일에 이미 부르심을 받은 사람 또는 교회를 통해서 사역자를 세우시는 것이다.

 

4. 하나님의 부르심의 가장 근원적인 목적은 창조 시에 주어진, 그러나 범죄로 말미암아 잃어버린 하나님과의 언약관계의 회복과 교제의 풍성함에로의 초대이다. 목사의 직분을 받으려 하는 사람이나 그 외의 다른 직업을 가지거나 교회 안에서 어떤 직분을 맡으려는 사람이나 모두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나아와 구원의 은혜를 누려야 한다. 교회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응답한 하나님의 자녀들의 공동체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공동체로서 주님의 분부하신 모든 일을 교회 안팎에서 지키고 행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을 할 책임을 가진다. 구원에로의 부르심의 관점에서 볼 때에 목사나 다른 모든 성도 또는 직업들은 동일한 출발선에 있다.

 

5.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을 그의 일에 부르실 때에, 때로는 직접적이고 가시적이고도 경이로운 초자연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시고, 때로는 성령님과 말씀을 통해서 사람의 내면에 은밀하게 그리고 점진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두루 사용하신다.

 

 

6. 특별히 구약에서 하나님은 많은 경우 초자연적인 방식을 사용하셨다. 그러나 구약시대에서 조차도 그러한 경이로운 방식만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것은 아니었다. 앞에서 요셉, 브살렐, 에스더, 느헤미야 등의 예를 이미 들었다. 신약시대에 이르러 교회의 창설(創設)직원인 사도들의 경우 예수님께서 그들의 대부분을 직접 부르셨다. 그러나 항존직원(恒存職員)에 해당하는 목사나 장로 그리고 집사의 경우 신약의 기록에 의하면 장로의 회(딤전 4:14)나 교회의 선거(행 6:1 이하)에 의해 임직 되었다. 따라서 목사직이나 장로나 집사직을 막론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있어서 초자연적인 사건의 경험이 이런 직분을 맡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7. 내면적이고 주관적으로 목사로 부름을 받았다고 어떤 사람이 주장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목사의 직분을 수행할 수 있는 은사와 자질이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을 때에, 교회는 그를 목사로 세울 수 없다는 뜻이다. 목사가 되려는 사람은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야 할뿐만 아니라, 목사직을 수행할 수 있는 은사와 자질 그리고 삶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8. 목사는 일반적으로 신학교를 졸업하고 노회의 시취(試取)를 거쳐 교회나 기관의 부름[청빙(請聘)]이 있을 때에 안수를 받아 임직이 된다. 그리고 한 지역교회를 맡아 가르치고 돌보며 지도하는 일을 전임(專任 full time)으로 하는 사역자를 일반적으로 목사라고 하며, 다른 직업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교회가 그들의 생활비를 책임진다. 그러나 목사와는 달리, 장로는 보통 교회에서 파트타임(part time)으로 또는 비정기적으로 일을 할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 대부분 전임(專任 full time) 직업을 가지고 일한다.

 

9. 이런 현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목사는 ‘성직자’이고 그 외의 성도들은 ‘평신도’라는 의식을 쉽게 갖게 만든다. 또 이런 현실로 말미암아 목사직은 하나님의 일이지만, 다른 직업은 하나님과 직접적인 관계가 멀거나 아예 상관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10. 목사는 교회를 중심으로 전임사역을 하고, 목사 이외의 성도들은 교회에서도 사역을 하지만 각자의 직장을 중심으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직장에서 주어진 일을 중심으로),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활동한다. 따라서 교회 안이냐 밖이냐의 구분이 있을 뿐이며 모든 일은 다 하나님의 일이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이웃을 유익하게 하는 동일한 목적을 지닌다.

 

 

11. (목사직의 특수성) 그러나 목사직은 다른 직분이나 직업과는 구별되는 특수성이 있다. 목사직의 특수성은 그가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부름을 받았다거나, 그의 부르심이 다른 직분이나 직업과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목사직이 다른 직분이나 직업과 구별되는 것은 그가 맡은 책임과 기능에서 비롯된다.

 

12.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은 제사장이다. 그러나 다른 직분이나 직업과는 달리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맡아 설교하고 가르치며 성례를 시행함을 통해 체득하게 하며 삶으로 보여주는 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을 선포하며, 그들의 가정, 직장, 사회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간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공의롭고 충성되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중심으로 일하라고 선포하고 가르치는 책임이 목사에게 있다.

 

13. 목사후보생이 되기 위해 신학교에 입학하려고 할 때에 입학의 절대적인 조건으로 “목사로의 소명”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목사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은사의 유무를 분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소명은 점진적인 것이고, 수시로 재확인 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는 목사로 소명을 받았다는 확신은 없을지라도, 목사직에 합당한 자질과 은사를 갖추고 있는 사람도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목사의 소명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신학교에 입학한 사람도 신학수업의 과정에서 자신의 소명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동료 신학생이나 교수나 직원들로부터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자질이나 은사가 확인되지 않고 계발되지 않는 사람은 신학교를 자퇴하거나 휴학을 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14. 한국교회에 널리 퍼져있는 교회의 안과 밖을 성속(聖俗)으로 나누고, 목사직을 성직으로, 다른 직업을 세속직으로 구분하는 것은 성경적이 아니다. 모든 직분과 직업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있어서 동등한 위치를 지닌다. 그러나 목사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맡겨졌다는 점에서 목사직은 특별한 기능을 지닌다는 것을 목사 자신이나 교인들이 기억하고 살아갈 때에, 교회와 사회 모두가 유익을 얻을 수 있다. 한국교회가 성경적인 직분관과 직업관을 확립함으로써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의 사역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위의 내용은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가 지난 2013년 5월 11일 강성교회에서 ‘목회와 목회자’를 주제로 개최한 ‘제25회 논문발표회’에서 발표된 내용 가운데 일부 발췌 및 정리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경우 해당 단체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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