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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한국교회

메가시티 내에서의 교회공동체, 이미 ‘지역성’ 파괴됐다

by 데오스앤로고스 2015.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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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대 기독교사회윤리연구소, 제8회 정기세미나 개최

 

2014년 6월 7일 기사

 


“메가 처치든, 소집단 교회(작은 교회)든, 그 형식에 상관없이 나타나는 메가시티 기독교 공동체의 중요한 특성은 지역성의 파괴 혹은 확장이다.”

최현종 교수(서울신대, 종교사회학)는 서울신대 기독교사회윤리연구소(소장:강병오 교수)가 지난 5일 오후 4시 백주년기념관에서 ‘메가시티와 교회공동체’를 주제로 개최한 제8회 정기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여해 이같이 주장했다.

즉, 메가시티 안에서 교회라는 기독교 공동체는 더 이상 지역이라는 요인을 통해 성도들을 끌어 모으지 않는다는 것이다.

 

 

# 메가시티 교회들과 동떨어진 ‘지역성’

‘서울 기독교 공동체의 도시적 형태들’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최현종 교수는 우선 1985년부터 2005년 사이 종교 인구센서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교회의 놀라운 성장은 산업화와 도시화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1960년과 1970년대 한국 교회는 경제개발과 사회적 요인 속에 놀라운 성장을 이룩했다”고 설명했다.

즉, 경제 개발은 전통적 가치의 붕괴,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 그에 따른 생활양식의 변화와 이에 따르는 사회적, 심리적 불안을 야기했다. 이는 새로운 가치 체계 및 안정을 위한 연계망을 필요로 하는데, 이 시기에 개신교가 이러한 필요를 채워줬다는 것. 개신교는 급격한 변동의 시기에 불안을 겪는 이들에게, 특히 도시로 이주해 뿌리를 잃고 새로운 정체성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정체성과 또한 공동체성의 새로운 뿌리를 제공하면서 성장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 교수는 “개신교는 ‘축복’의 교리를 통해 생존, 혹은 성공을 위한 중요한 이데올로기를 제공했다”며 “개신교를 믿으면 축복을 받고, 성공할 수 있으며,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급격한 사회 변동 속에서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많은 국민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산업화에 따른 도시집중화는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다’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최 교수에 따르면 2004년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 전체 제조업의 48.9%(서울 13.6%), 서비스업의 50.4%(서울 28.8%)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분포돼 있다. 또한 2002년을 기준으로 중앙 행정기관의 83.6%, 중앙 행정 소속 기관의 75.2%, 정부 투자/출자 기관의 74.0%, 외국인 투자 기업의 72.9%,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75.5%, 공기업 본사의 83.2%, 100대 기업의 91.0%, 벤처기업의 77.1%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와 같은 한 지역의 집중현상은 성장의 엔진으로 작용하는 개발도상국 메가시티의 공통적 현상이다. 최 교수는 “메가시티는 일반적으로 지역적 기반에 근거한 공유된 경험(종교, 지역/민족성, 문화 등)을 상실하고, 대중매체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디아스포라적 네트워크를 가진 가상의 커뮤니티로 변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어느 정도 서울에도 타당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역적 기반에 근거한 공유된 경험들을 상실하는 메가시티의 특성은 메가처치 뿐만 아니라 소집단 교회(작은 교회)라는 교회 공동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 교수는 “전통적으로 교회는 지역 교회를 의미했고, 특정 지역의 교회는 교회가 입지한 지역의 지역성을 담지했다”며 “그러나 도시의 혼종성은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많은 부분 파괴했고, 나아가 교회는 입지한 지역과 어느 정도 독립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지역성의 상실, 혹은 혼종적 성격은 도시의 확대, 즉 메가시티로의 성장에 따라 더욱 더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메가시티 교회 공동체의 지역성의 확대 혹은 변화에는 교통의 발달, 특히 지하철 망의 확대와 자동차 문화의 확산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즉, 메가 처치든, 소집단 교회든 그 형식에 상관없이 메가시티 기독교 공동체의 중요한 특성은 지역성을 파괴하거나 아니면 지역성을 오히려 더 확장시킨다는데 있다는 것이다.

메가처치만 지역성을 파괴한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메가처치와는 구분되는 소집단 형태의 교회들도 마찬가지라는 것. 즉, 메가시티에 있어서 메가처치든 소집단 교회든 교회 구성원의 거주지와 교회의 소재지는 상당 부분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괴리는 도시적 기독교 공동체에 있어 지역적 성격을 앗아간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메가시티에서의 소집단 교회의 형성에는 발전된 테크놀로지가 중요하게 기여한다”며 “이들 교회의 구성원들은 텔레커뮤니케이션의 사용을 통해 소속감을 강화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매체를 통해 교회의 소식이나 공지사항을 공유하며, 때때로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적인 온라인 기도회를 갖기도 한다. 결국 소집단 교회도 대부분 메가처치처럼 물리적으로 근접한 지역에 위치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교회 구성원이 있는 곳은 어디든 교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장벽이 없는 교회’라고 부른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메가시티 공간에서 기독교 공동체들이 어떤 양상으로 발전해 나갈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지역이라는 전통 교회의 특성이 더 이상 예전처럼 중요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성을 매개로 한 교회 공동체의 구성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복음도, 교회도 이제는 ‘골라 선택하는’ 상품

한편, 이날 ‘한국사회의 도시화와 한국 교회’를 주제로 발표한 이원규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는 도시사회의 특징과 그에 따른 도시화의 부정적 결과를 중심으로 도시화와 한국 교회의 문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도시사회 자체의 거대화 혹은 대형화 경향은 교회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대부분의 교회와 목회자가 지향하는 목표는 교회의 성장과 대형화다. 도시사회에서 모든 것이 클수록, 많을수록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교회의 성공척도 역시 크기와 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 대형화의 문제는 도시의 교회들이 성장제일주의 혹은 양적 팽창주의에 빠져 교회의 영적 성숙의 문제를 소홀히 하고, 사랑실천의 책임을 간과할 위험성에 빠지기 쉽다는 점”이라며 “결국 우리 사회의 문제인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주의를 답습하는 세속화의 과정 속에서 교회는 코이노니아로서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시의 대부분 조직이 그러하듯이 교회가 관료화되는 것도 문제다. 조직의 거대화와 교회 인구의 증가는 자연히 기구의 전문화와 관료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여러 교회 연합단체, 그리고 수백 개에 달하는 각 교단들은 그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구조 또한 매우 복잡하고, 기능과 역할에 있어 전문화되어 있다. 개교회의 경우에도 예배, 선교, 교육, 봉사, 친교, 상담, 등 활동과 프로그램 영역이 분업화됐다.

 

 

이 교수는 “대형 교회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지 못하게 되며, 이에 따라 목회자와 교인, 교인과 교인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교회의 공동체성을 약화시키고, 교회를 원초집단이 아니라 이차집단의 모임으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피력했다.

종교적으로 다원화된 도시사회에서는 복음의 상품화도 이루어진다. 이전에는 권위 있게 부과될 수 있었던종교적 전통을 이제는 시장에 내놓고, 더 이상 ‘구매’하도록 강요받지 않는 고객에게 ‘판매’되어야 한다. 수많은 교회들이 밀집해 있는 도시의 경우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사람들은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처럼 자신이 원하는 종교, 교파, 교회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됐다. 도시의 소비자 시대에 걸맞게 복음도 기독교 시장에서 판매하는 하나의 상품이 되고, 기독교인은 자신의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켜줄 상품을 찾아 이리저리 쇼핑하고 다니는 일이 흔해졌다. 이제 복음은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는 하나의 상품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도시에서 성도들을 끌어 모으려는 교회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일반 기업의 소위 마케팅 전략이 교회에 도입됐다. 더 많은 성도를 확보해 교회를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결과적으로 기독교는 시장에 내놓고 청중을 끌어들여야 하는 하나의 상품 내지는 생산품으로 간주되기 시작했고, 숫자가 성공의 판단 기준이 됐다. 이렇게 도시의 교회, 특히 대형화를 추구하는 교회들은 상업화, 기업화될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의 사회적 가치를 따라 대형화를 추구하고, 성장을 유일한 성공 척도로 삼는 교회의 풍조는 극복되어야 한다”며 “사회조직처럼 관료화되고 제도화되면서 교회에서도 모든 관계가 비인격적인 형태로 바뀌고, 이에 따라 원초적인 공동체의 성격을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교회가 밀집돼 있는 도시에서 경쟁에 이기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교인확보에 열을 올림으로 복음이 상품화되는 일은 극복되어야 한다”며 “교회부터 이 시대에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공동체성과 도덕성을 갖추고, 참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역량을 사회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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