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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신학이야기/성경과 신학

뉴노멀 시대, 교회는 '적응'보다 세속의 조건 '초월해야'

by 데오스앤로고스 2021.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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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연구(56) * 


 

 

 

한국기독교학회(회장:왕대일 박사)가 지난 10월 30일(토) '뉴노멀 시대 빛을 만나다'를 주제로 제50차 국제/국내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주제강연 및 회원 학회 발표 연구논문 중 일부를 선정해 본지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노멀 시대에 대한 교회의 관점은
피해 통제와 기존 사회 상황에 적응하는데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 관점에서 이러한 세속적인 조건들을 초월해야 한다."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로부터 Covid-19까지 그리고 돌아보기-뉴노멀 시대와 바울의 교회윤리'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주제 강연을 한 미하엘 틸리 박사(Micheal Tilly, 독일 튀빙겐대학교)의 주장이다.

 

 

틸리 박사가 주제강연을 진해앟고 있다.

 

 

생활방식의 변화와 갈등

 

틸리 박사는 "COVID-19 팬데믹이 끝나고 나면(혹은 계속해서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 사회는 새로운 사회적 관습과 인간관계 방식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최근에 학습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집단적이고 사회적인 행동의 '표준(normal)'이 되어가고 있고, 이는 정치와 교회의 영역에도 적용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을 막기 위해 보호를 정당화한 것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그리고 확진자나 백신 비접종자, 혹은 단순히 모르는 사람이나 집단에 대한 비합리적 경계의 형태들을 자기 자신의 사회적, 종교적 공동체를 구분하고 표시하기 위해서도 사용할 것인지 질문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사도 바울의 갈등 문제
"오염된(?) 고기를 먹어도 되나?

 

미하헬 틸리 박사

결국 사회적 관습의 변화 속에서 집단 관련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틸리 박사는 사도 바울도 동일한 경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즉, 고린도인들에게 보낸 첫번째 편지에서 기독교 공동체 내에서 일어나는 집단 간 경쟁의식과 분열의 경향에 대해서 다루었다는 것. 특히 고린도전서 8:1-13은 다양성을 지닌(heterogeneous) 공동체 내에서 기독교인의 연합(unity)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틸리 박사는 "공동체 내의 어떤 사람들은 지식과 이성을 따라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그 무엇보다도 습득된 두려움, 죄의식, 다수 집단의 사회적 압력을 따랐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문제의 쟁점은 기독교인들이 고기를 먹어도 되느냐의 문제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우상에게 제물로 바친 고기를 먹는 것은 원칙적으로 '강한 자'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바울은 이것을 '약한 자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이유로 제한한다"라며 "바울에게 있어서, 약한 자에게 짐을 지우는 강한 자의 '자유'는 참된 지식의 증거가 아니라 죄이다. 그에게 진정한 자유는 하나님을 위한 자유이며, 사랑을 실현하기 위한 선물이자 과제이다. 이러한 윤리적 요구의 실제적인 기준은 합리적 이성이 아니라, 자비와 타인의 존엄성이다"라고 피력했다.

 

 

 

 

 

코로나19 상황과
기독교인의 자유와 윤리

 

틸리 박사는 "현재 계속되는 비상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위기관리의 처리, 코로나 바이러스 및 그와 관련된 모든 두려움, 양심의 가책, 갈등에 대한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삶의 형성이 포함될 수 있다"라며 "비감염자와 감염자,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 그리고 '깨끗한' 사람과 '부정한'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기독교인은 뉴노멀 시대 시대의 관계 속에서 자유와 윤리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네 가지 시나리오

 

틸리 박사는 "COVID-19 팬데믹에 맞닥뜨린 최근의 위협과 규제들은 향후 세계의 사회적 관계 및 교회적 관계들의 재배치에 대한 질문을 유발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재조직(reorganization)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인가?
아니면 새롭고 혁신적인 현실인가?
뉴노멀시대는 약속인가 아니면 협박인가?"

 

 

특히 틸리 박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프랑크푸르트 미래연구소가 주장한 네 가지 시나리오가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 고립이 특징인 '초 안전 사회(Super Safe Society)'이다.

둘째, 영구적 위기 모드이다.

셋째, 다방면에 걸쳐 나타나는 사적 영역 안으로의 후퇴가 일어난다.

넷째, 종합적인 적응, 즉 회복탄력성의 사회(resilient society)가 된다.

 

 

뉴노멀 시대와
기독교 종말론

 

틸리 박사는 "현재의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담론의 상당 부분과 관련된 뉴노멀 시대라는 용어의 개괄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기독교 종말론의 지속적이고 심오한 세속화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라며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미래는 신의 손에서 떨어져 나와 오로지 인간의 힘에 그 처분을 맡긴다.
현재 진행 중인 사회적 신념과 경제적 세계화를 통해서
미래는 통제가능한 시대가 될 거라는 기술관료적 관점(technocratic perception)은
현재의 진행 상황에 대한 광범위한 회의론을 동반한다.
그 회의론은 과거 COVID-19 이전을 이상적 질서의 희망적 상태로 해석한다.
그때의 자유는 기본적인 물질 공급의 자유, 일의 자유, 그리고 미디어 오락의 자유일 뿐이다.

 

특히 "기독교는 근본적으로 이 모든 것에서 미래에 대한 인간의 모든 예측은 유한하고 비궁극적인 의도일 뿐이며 결코 무한하거나 궁극적인 목표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기독교 종말론의 핵심은 시한부적인 존재가 역사 이후에 어떻게 완성되느냐에 대한 희망에 있다"라며 "진정한 기독교인의 자유는 역사 내적인, 혹은 현재적인 행동과 결정을 의미한다. 그것은 인간 이성뿐 아니라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약속된 신성한 구원에 대한 예상된 희망 안에 있는 것이다. 죽음은 절대적인 끝이 아니다. 따라서, 뉴노멀 시대의 윤리적 설계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죽음을 피하는 일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피력했다.

 

틸리 박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서에서 희망적으로 변한 미래는 죽음, 죄의식, 실패, 무의미, 덧없음, 그리고 유한함으로 특징지어지는 역사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인식할 준비를 하게 한다"라며 "이 역사의 최종 목적은 새로운 지상 질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바라시는 평화의 나라이다"라고 강조했다.

 

 

 

 

 

뉴노멀 시대,
교회는 어떻게 대처할까?

 

틸리 박사는 "세계 기독교에게 뉴노멀 시대는 기독교의 진정한 목적을 인식할 수 있는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교회 내적 접근이 단지 교인 간의 직접적인 상호 작용의 금지나
인터넷 가상공간을 통한 정규 예배의 재구성과 같은 보호 조치들로만 귀결된다면,
그래서 그로 인해 교회에서 필수적인 의사소통 방법이었던
물리적인 존재에 기반한 예배의식을 포기하는 데에 머무른다면
이는 전혀 부적절한 것이다."

 

 

틸리 박사는 "뉴노멀 시대에 대한 교회의 관점은 피해 통제와 기존 사회 상황에 적응하는데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 관점에서 이러한 세속적인 조건들을 초월해야 한다"라며 "교회는 사회 체계와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긍정적인 뉴노멀에 대한 기여는 한편으로는 예언적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연대의 특징을 갖는다"라며 "예언적이라 함은 역사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했다.

 

"사도 바울이 말한 바, 연대는 분별력 있는 이성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과 타인의 존엄성이
뉴노멀 시대 우리의 결정과 행동의 지침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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